경기침체로 싼 타이어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중고 타이어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다. 중고 타이어는 마모로 인해 새 타이어에 비해 제동력과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수입된 중고 타이어는 모두 45만7593개로 지난 한 해 수입 실적 32만5460개를 이미 넘어섰다.
중고 타이어 수입이 급증한 것은 가격이 싸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승용차용 기준으로 개당 2만∼3만 원이어서 7만∼12만 원 선인 국산 새 타이어의 3분의 1 이하 가격이다.
자동차 1대에 타이어 4개가 장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 타이어보다 20만 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타이어 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경기가 나빠지면서 중고 타이어 수요가 늘어나 국내 타이어 시장의 5.9%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고 타이어는 일반적으로 1년 이상 사용하던 것이 대부분이어서 새 타이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모가 많이 됐다. 이 때문에 빙판길이 많은 겨울철에는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홈 깊이 7mm인 새 타이어와 1.6mm인 중고 타이어를 각각 장착한 차를 눈길에서 시속 100km로 달리게 하다가 급제동했을 때 제동 거리를 비교한 결과 새 타이어는 53m인 반면 헌 타이어는 91m였다. 새 타이어는 홈 사이로 눈이 녹은 물이 잘 빠져 도로와 마찰이 생긴 반면 홈이 깊지 않은 헌 타이어는 물이 그대로 남아 미끄러진 결과다.
박철구 한국타이어 상무는 “통상 홈 깊이 1.6mm를 마모 한계선으로 잡고 있지만 겨울철에는 눈길이나 빙판길 운전도 많은 만큼 마모 한계선보다 여유를 두고 깊이 2.8mm가 되면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며 “중고 타이어는 마모가 많이 된 만큼 상대적으로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입 중고 타이어는 한국으로 운송하는 데 대략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타이어는 오래될수록 고무가 딱딱해지거나 타이어 안에 있는 철심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고속 주행 시 파손 위험이 커져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