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에 눈이 멀어… “난 이렇게 속았다”

월스트리트를 떠들썩하게 만든 '버나드 매도프 폰지(Ponzi) 사기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한 경제전문가가 수익률에 눈이 멀었던 자신을 반성하는 칼럼을 썼습니다.

미국 경제전문 사이트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인 로버트 파웰은 15일 이번 사건으로 부인 버니 파웰이 퇴직연금펀드를 잃게 된 사연을 자신의 칼럼에 소개했습니다.

지난해 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에도 불구하고 부인의 퇴직연금펀드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증시 급락기에 대단한 성과라고 여긴 파웰은 부인의 펀드를 운용한 '버나드 매도프 투자증권 LLC'라는 회사를 수소문했습니다.

인터넷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운용보고서에 자산이 투자된 회사, 펀드 이름이 없는 것도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파웰은 10월 운용보고서를 본 뒤 의심을 거뒀습니다.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증시는 폭락했지만 퇴직연금펀드는 6%의 수익을 냈기 때문입니다. 수익률은 본 그는 "펀드매니저가 마젤란 펀드를 운용한 피터 린치와 같이 위대한 투자자라는 생각을 했고, 부인과 펀드에 돈을 더 넣어야 할지 고민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펀드를 다 잃고 나서야 그 회사에 대해 더 알아보지 않은 자신에게 화가 난다고 고백했습니다. 석연치 않은 회사였지만 펀드가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가운데 '6%'의 수익률에 현혹됐던 것입니다.

파웰처럼 국내 투자자들도 올 한해 손실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고수익을 보고 해외펀드에 '몰빵'한 것과 상품구조에 대해서 잘 모르고 투자했던 것이 대표적입니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었던 중국펀드는 최고 수익을 내던 고점에서 대부분 설정 됐고, 많은 투자금이 이때 유입돼 손실이 커졌습니다. 손실을 입은 일부 펀드 투자자들은 운용사와 판매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파워인컴펀드'의 운용방식은 '암호문'처럼 복잡했지만, 이를 자세히 이해한 투자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 펀드는 수익 구조가 복잡한 금융공학펀드이지만 한 투자자는 "확정 금리를 지급한다고 해 정기예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손실로 배운 교훈으로 국내에서도 올바른 투자문화가 자리 잡아야 할 것입니다.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