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교과서로 배웁시다]수요의 가격 탄력성

  • 입력 2008년 12월 17일 03시 06분


상품 가격 오르거나 내릴때 수요량의 증감 나타내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내리면 수요량이 증가한다는 ‘수요의 법칙’은 공급자인 기업 시각에서 보면 “재화를 더 많이 팔기 위해서는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가격이 변화함에 따라 수요량이 어느 ‘방향’으로 변할지에 대한 정보만으로는 기업들이 이윤을 극대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기업이 더 알고 싶은 것은 가격이 내리거나 오를 때 수요량이 얼마나 증가하거나 감소하느냐에 대한 정보다. ‘수요의 가격 탄력성’ 개념은 이에 대한 정보를 기업들에 제공할 수 있다. 다음의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수요의 가격 탄력성과 기업의 수입과의 관련성을 살펴보자. 약간의 계산이 필요하지만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개념이다.》

■ 내용: A백화점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청바지의 가격이 10% 내릴 때 구매자 수는 20% 증가한다는 것을 시장 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이때 청바지에 대한 수요의 가격 탄력성은 1보다 커서 탄력적인 셈이다. 또 이 경우에는 청바지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백화점의 수입을 올리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왜 그럴까? 다음의 계산을 통해 알아보자.

예를 들어 현재 청바지의 가격이 1만 원이고 수요량이 2만 벌이라면 가격을 9000원으로 10% 인하했을 때, 청바지에 대한 수요량은 2만4000벌로 20% 증가하게 된다. 이럴 때 백화점의 수입은 어떻게 변할까? 수입은 재화의 판매량에 가격을 곱한 것이므로, 가격을 내리기 전의 백화점 수입은 판매량 2만 벌에 가격 1만 원을 곱한 2억 원이다. 그러나 가격 인하 후에는 총수입이 판매량 2만4000벌에 가격 9000원을 곱한 2억1600만 원이 된다. 탄력적인 재화인 청바지의 가격을 10% 내렸더니 수입이 1600만 원 증가한 것이다.

B기획사에서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극장의 수입을 올리기 위해 영화 관람료를 올려야 할지, 내려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시장 조사 결과 관람료를 현재보다 10% 올리면 관객 수는 5% 감소하고, 반대로 관람료를 10% 내리면 관객 수는 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0.5’로 비탄력적인 경우다.

우선 현재의 관람료는 1만 원이고 주당 관람객 수는 1000명으로 극장의 총수입은 1000만 원이라고 가정하자. 여기서 관람료를 10% 올린다면 총수입은 주당 관람객 수 950명에 관람료 1만1000원을 곱한 1045만 원이 돼 현재보다 45만 원 늘 것이다. 반대로 관람료를 10% 내릴 경우 총수입은 관람료 9000원에 늘어난 관람객 수 1050명을 곱한 945만 원으로 현재보다 55만 원 줄게 된다.

■ 이해:두 가지 사례에서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수요의 가격탄력성과 수입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격이 오를 때 탄력적인 재화라면 수입은 감소하는 반면 비탄력적인 재화라면 수입이 증가한다. 반대로 가격이 내릴 때는 탄력적인 재화라면 수입이 증가하는 반면 비탄력적인 재화라면 수입은 감소한다.

그렇다면 수입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기업은 어떤 가격 정책을 선택해야 할까? 자신들이 판매하는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탄력적일 때는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수입을 증가시키고, 반대로 비탄력적일 때는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방법이 된다.

이 같은 수요의 가격탄력성 개념은 개별 기업의 판매전략뿐만 아니라 정부의 공공정책이 성공할지를 판단하는 데도 적용해 볼 수 있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1996년 7월 1일을 기해 수입 담배를 포함한 대부분의 담뱃값을 평균 20%가량씩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우리나라의 담배 소비량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렇게 담뱃값이 인상된 후, 1996년 3분기(7∼9월)의 담배 판매량은 2분기(4∼6월)에 비해 3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의 경우 흡연인구를 줄이기 위해 담배 가격을 인상하는 정책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까? 또 담배에 대한 수요의 가격 탄력성은 실제 얼마나 될까? 독자 여러분들은 이에 대한 해답을 수요의 가격탄력성 개념을 이용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한국경제교육학회 편, ‘차세대 고등학교 경제’

107∼108쪽, 110∼111쪽

김경모 경상대 사회교육학부 교수

정리=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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