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를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관련 부처인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의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규제 완화를 전제로 집값을 전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많다.
17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국토부는 내부적으로 부동산 규제를 추가로 풀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분양가 상한제 △분양권 전매제한 등 규제 현황을 자체 분석 중이지만 재정부와는 구체적인 협의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재정부가 18일 대통령에게 부처 업무보고를 해야 해 국토부와 협의할 시간이 없는 데다 부동산 규제를 추가로 완화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부처 간 공감대도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22일로 예정된 국토부 업무보고 때 강남 3구를 투기과열지구 등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포함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투기지역 해제 권한이 재정부에 있는 데다 국토부 소관 규제라도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야 하므로 부처 간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18일 이후 재정부와 국토부가 정책 협의를 시작해도 부동산 관련 규제들을 한꺼번에 풀어줄 가능성은 낮다. 국토부가 거래 활성화를 위해 투기지역 해제 등이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재정부는 강남 3구가 가격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등 부처 간 견해차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수 재정부 1차관은 17일 한 케이블방송에 출연해 “현 단계에서 강남 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할 계획이 없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포함해 좀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주택 매매동향에도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강남권 중개업자들은 “규제 완화 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있지만 실제 매물을 찾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지고 과거 5년 이내 당첨자 등에게 적용하는 1순위 청약자격 제한도 풀린다. 투기지역에서 풀리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를 받지 않아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