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본격 상승,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듯
【Q】2008년은 그 어느 해보다 주식투자자에게 힘겨웠던 한 해라고 느끼는 40대 투자자다. 지금도 경제상황이 어렵고 회색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내년에 대한 희망을 가져본다. 더 나은 내년을 만들기 위해서는 올해 투자를 결산해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주식투자자들은 올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내년 투자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궁금하다.
【A】내년 증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말을 하기에 앞서 경제와 증시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표현을 한번 보자.
‘한 남자가 개와 산책을 한다. 보통 개들이 그렇듯 주인보다 앞서 달려가다가 개는 주인을 돌아본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달려가다가 자기가 주인보다 많이 달려온 것을 보곤 주인에게로 돌아간다.’
증시는 경제상황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인데,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이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2.2%와 0.9%로 예측했고 한국은행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로 예상한 것을 보면 내년 한 해도 경기 및 증시상황이 좋지 못할 것 같다. 물론 주가가 경기에 선행해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거나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주가의 선행성도 힘을 잃는다. 주식시장은 미래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상승하는데 경기회복 기대 자체가 형성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런 경제상황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 코스피의 적정 수준을 1,350 정도로 예상한다. 본격적인 지수의 상승은 국내 및 글로벌 경기상황이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반영해 내년 하반기 적정 코스피는 1,550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경기 상황은 수많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금의 예상과 크게 달라질 가능성도 있지만 각국 정부에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함께 글로벌 공조를 펼쳐가고 있는 만큼 현 수준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의 예측을 근거로 본다면 단기 투자자들은 이번 릴리프 랠리를 이용해 일정 부분 주식 비중을 줄여 두었다가 다시 기회를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현재는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상승하고 있지만 한계상황에 도달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뒤따르면서 주가의 재조정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그때를 기다려 증시에 재진입하는 것도 좋은 단기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립식 펀드 투자와 같은 장기 투자자들이라면 현재 국면을 이용한 환매보다는 저가 분할매수 전략을 계속해서 취할 것을 권한다. 일반 투자자들이 증시 상황에 따른 투자와 회수시기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고 자칫 잘못하면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례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이지만 지나고 보면 다시 일시적인 위기였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주식시장에는 빈번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주변에도 펀드 투자를 하는 지인들이 많다. 가끔 그들이 증시상황이나 투자전략을 개인적으로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기에 앞서 증시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 자체가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다. 내년 하반기쯤에는 증시를 통해 모든 이가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정리=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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