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월가의 ‘버나드 매도프 폰지(Ponzi) 사기사건’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정점을 알리는 신호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바다에 폭탄을 터뜨려 물고기를 잡는 다이너마이트 피싱의 경우 폭파 직후에는 잡으려던 생선이 떠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바다 깊이 있던 고래까지 떠오르는데, 이는 폭탄의 위력이 일단락됐음을 의미한다”며 “매도프 사기극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고래’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러시아가 유탄을 맞아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을 선언했고 이 때문에 러시아 국채에 투자했던 미국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가 파산한 것이 대표적인 ‘고래’ 사례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어떤 사건이 터지고 마무리돼 가면서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위기 자체도 끝물에 다다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매도프 사기극이 진짜 ‘고래’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고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