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해” 기업 이미지광고 늘어

  • 입력 2008년 12월 18일 02시 59분


7∼11월 4대매체 이미지광고비 작년보다 7.6% ↑

감성에 호소… “소비자 불황기 광고기업에 신뢰감”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의 제품 광고는 크게 줄었지만 미래를 대비한 기업들의 이미지 광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광고도 과거 수치(數値)를 앞세운 이성적인 내용보다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기 위한 감성적인 내용으로 바뀌고 있다.

○ “불황때 광고 줄이면 나중에 후회”

17일 광고통계 조사회사 KADD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신문, 방송, 라디오, 잡지 등 4대 매체를 통한 기업 이미지 광고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증가한 1017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대 매체 광고비 통계 조사가 시작된 199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기간 4대 매체의 광고비 총액이 6%가량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이미지 광고 활동은 오히려 강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올해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7월부터 11월까지 다섯 달 동안 기업 이미지 광고비는 작년 동기(同期) 대비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에 기업 이미지 광고가 전월 대비 58%나 줄었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 이듬해인 1998년 1월 신년광고 등 영향으로 잠시 증가했지만 2월 이후엔 줄곧 감소해 5월에는 1997년 11월 대비 83.9%나 줄기도 했다.

유제상 웰콤 부사장은 “광고의 축적 효과를 무시하고 불황일 때 광고를 줄이면 경기가 살아났을 때 시장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 있다는 게 외환위기 때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라

주요 기업의 이미지 광고 내용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 기업의 성과를 수치로 제시하거나 사회공헌활동을 홍보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이 대세다.

올해 기업 이미지 광고의 키워드는 주로 ‘믿음’ ‘사랑’ ‘희망’ 등이다.

삼성그룹의 최근 이미지 광고는 ‘후진국이라는 설움과 외환위기의 시련을 이겨낸 대한민국을 믿으라’는 내용과 ‘저가(低價) 제품이라는 설움 속에서도 세계 1등 브랜드를 만들어낸 대한민국은 할 수 있다’는 내용에 ‘믿음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웃음’을 주제로 한 광고에서 ‘웃을수록 행복은 더욱 커진다’는 감성적인 메시지 전달을 통해 자사(自社)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그룹의 올해 그룹 이미지 광고 캠페인은 고객지향적인 휴머니즘을 앞세워 고객에 대한 ‘사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워킹맘’과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소재로 한 새로운 기업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만삭의 몸으로 일하는 ‘워킹맘’의 목소리를 통해 희망과 믿음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

권호진 HS애드 지식홍보팀 국장은 “소비자는 불황기일수록 광고를 많이 하는 기업의 제품을 믿고 구매하는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다”며 “특히 신문광고는 설득력과 신뢰도가 높아 그 효과가 더 커진다”고 분석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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