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향수는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나아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이끄는 전략으로 진화했다. 향수란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남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향수는 패션에 민감한 트렌드 세터의 전유물이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을 창조할 줄 아는 보통 사람들의 필수품이 돼가고 있다. 이처럼 향수가 패션을 완성하는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면서 샤넬, 폴 스미스, 아르마니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도 속속 다양한 느낌의 향수를 선보이고 있다.》
○ 여성의 신분증은 향수
향수를 뿌리는 행위는 아름다움을 소유하려는 욕망과 일맥상통한다. 여성에게 향수는 ‘나를 드러내는 신분증’과 같다.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샤넬 N°5 오 프르미에르’ 가 제격이다. 1921년 태어난 샤넬 N°5를 재해석한 샤넬 N°5 오 프르미에르는 투명한 수채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신선하고 관능적이다. 향의 마지막을 달콤한 바닐라로 완성해 여성스러움을 최대한 강조했다.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아내 폴린이 영국의 식물학자 피터 빌즈와 3년간에 걸쳐 개발해 낸 ‘폴 스미스 로즈’는 덩굴 장미가 연상되는 제품이다. 제품 패키지도 폴 스미스답게 실제 장미의 사진을 그래픽으로 재해석할 만큼 모던하다.
1940년대를 풍미했던 할리우드의 여배우 로렌 바콜이나 리타 헤이워드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랄프로렌 노토리어스’는 위험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여인의 유혹을 담은 향수다. 아르데코 건축 양식에서 힌트를 얻은 향수병 자체도 우아하다.
제품의 모델인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처럼 당당한 알파걸을 연상시키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다이아몬드 우먼’은 라즈베리, 백합, 삼나무, 바닐라 등 4가지의 독특한 향이 절묘히 조화를 이룬 제품이다.
○ 향기로운 남자가 되고 싶다면
향수는 비단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성 향수는 여성에게 호감을 얻는 수단에서 한 발 나아가 자신을 드러내는 상징이 되고 있다.
자유롭고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남성에게는 아쿠아나 신선한 플로랄 계열의 향수를 권할 만하다. 아르마니의 ‘아쿠아 디 지오 옴므’나 폴 스미스의 ‘폴 스미스 맨’이 대표적이다.
도전적이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남성이라면 폴 스미스가 두 번째로 선보이는 ‘폴 스미스 익스트림’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폴 스미스 특유의 패션 세계를 보여주는 화려한 스트라이프 문양의 병에 담아낸 제품은 모던함과 편안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은은하게 남는 머스크향은 감각적인 남성미를 표현한다.
‘아라미스 라이프’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지중해의 휴양지를 떠올리게 한다. 무거움 없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향이 매력적인 제품이다.
‘엠포리오 아르마니 다이아몬드 맨’은 요즘 할리우드에서 떠오르는 배우 조시 하트넷이 모델로 나선 제품이다. 스타일리시하며 자신감이 넘치는 20, 30대 남성에게 선물용으로 추천할 만하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