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신제품 연설’ 무대 떠난다

  • 입력 2008년 12월 19일 03시 07분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1월에 열리는 최대 규모의 컴퓨터기기 전시회 ‘맥월드’에서 기조연설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그동안 맥월드 기조연설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어 건강이상설이 다시 퍼지고 있다. 잡스 CEO는 지난해 1월에는 맥월드를 통해 아이폰을 세상에 소개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1월에 열리는 최대 규모의 컴퓨터기기 전시회 ‘맥월드’에서 기조연설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그동안 맥월드 기조연설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어 건강이상설이 다시 퍼지고 있다. 잡스 CEO는 지난해 1월에는 맥월드를 통해 아이폰을 세상에 소개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맥월드 연설 중단… 건강 악화설 증폭-애플 주가 급락

청바지 차림의 그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청중은 환호했다.

아이폰 같은 신제품을 들고 나와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를 그려내는 그의 연설에 전 세계가 귀를 열었다.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매년 IT기기 전시회 ‘맥월드’ 행사장으로 향하거나 생중계되는 모니터 앞에 앉았다.

하지만 10년간 IT업계의 ‘종교행사’로까지 여겨지던 스티브 잡스(53)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맥월드 기조연설을 더는 들을 수 없게 됐다.

18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맥월드 전시회에서 잡스 CEO 대신 필립 실러 부사장이 연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애플은 또 내년을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맥월드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애플은 자사의 각종 행사와 온라인 네트워크로도 충분히 신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만큼 거액의 예산이 들어가는 전시회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잡스 CEO의 불참 소식은 각종 추측을 낳고 있다. 무엇보다 췌장암 치료 이후 건강 이상설에 시달려온 그의 최근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애플 신화창조의 주역’으로 불리는 그의 비중과 역할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그의 건강 문제는 회사의 향후 성장 가능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를 반영하듯 애플 주가는 이 소식이 전해진 뒤 급락했다.

애플이 내놓을 신제품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이폰과 초경량 노트북 맥북, 맥미니 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무대에 내놓을 ‘스타 상품’이 없다는 것.

애플은 11월 맥 컴퓨터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하는 등 경기침체 여파로 성장세가 주춤거리고 있다. 외신들은 벌써부터 ‘스티브 잡스 없는 애플의 미래’에 대한 분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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