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 후순위채 “또 잡기 힘든 기회”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대 폭인 1%포인트 내리면서 기준금리는 3%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예금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내려 한은은 추가로 금리를 내릴 여력이 생겼다.
하지만 아직 7, 8%대의 고금리 혜택을 누릴 기회는 남아 있다. 시중은행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은 일반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의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시중금리가 떨어져도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하고 정기예금 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
경기저축은행은 22일 용인지점 개설을 기념해 300억 원 규모로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8.7%의 금리를 주고 있다.
현재 금리는 연 8.5%로 금리를 내리는 다른 금융회사와 반대로 금리를 0.2%포인트 올린 것이다.
다른 주요 저축은행들도 정기예금 금리를 아직 내리지 않고 있다.
18일 상호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서울 경기 지역 주요 저축은행들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8% 중반이다.
제일저축은행이 연 8.7%로 가장 높고, 솔로몬 한국 HK 등은 금리가 연 8.4∼8.6%로 시중은행의 같은 상품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15일부터 주요 저축은행 중에선 처음으로 1년 만기 예금금리를 연 8.5%에서 연 8.0%로 0.5%포인트 낮췄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도 예금 금리를 내리고 싶지만 고객이 빠져 나갈 것을 우려해 눈치를 보고 있다”며 “결국은 어느 정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저축은행의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얘기다.
고금리의 다른 기회는 시중은행이 발행할 후순위채권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각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후순위채를 추가로 발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15일부터 3000억 원 한도로 판매한 후순위채권은 4일 만에 모두 팔렸다. 우리은행 후순위채의 만기는 5년 9개월, 표면금리는 연 7.5%였다.
외환은행은 다음 주부터 일반인에게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영업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만기는 5년 6개월이며 금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9일부터 기관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후순위채의 금리는 연 7.8%에 이르지만 이보다는 낮게 결정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2000억∼5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일부 또는 전부는 개인에게 판매된다. 하나은행도 후순위채권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이번에 발행할 후순위채는 지난번보다 금리는 낮겠지만 고금리의 마지막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