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은 인천항과 연계해 중국 시장을 겨냥한 해공(海空)복합운송 화물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공복합운송 서비스는 중국에서 생산된 수출 화물을 선박을 이용해 중국의 항구∼인천항을 거쳐 다시 트럭으로 인천공항으로 운송한 뒤 항공기로 미주와 유럽 지역으로 배송하는 물류체계.
최근 이 서비스로 중국 옌타이(煙臺)의 소니공장 고가 제품이 인천공항을 통해 전 세계로 뿌려지고 있다.
소니의 노트북 컴퓨터, 게임기류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중국 공장이 홍콩 인근의 선전(深(수,천))에서 옌타이로 이전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옌타이에서 생산되고 있는 연간 6500t의 항공 화물을 유치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한옥순 물류팀장은 “베이징(北京) 공항보다 운송시간이 적게 걸리고 물류비도 싼 점을 부각시켜 옌타이의 소니 제품을 전량 한국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옌타이에서 베이징까지는 트럭 운송시간만 24시간 걸리는 데다 운송 도중 고가 제품의 파손이나 도난 사고가 잦다는 것. 그러나 옌타이 항∼인천항의 운송시간은 하역작업을 포함해 20시간에 불과하고 물품 파손 및 도난 사고가 거의 없는 점이 1년간의 시험 운송을 통해 확인됐다.
또 베이징 공항의 화물 적체가 성수기 때 최대 2, 3일이지만 인천공항에서는 즉시 처리돼 물류비가 20% 이상 절감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소니 제품 물류 분야를 총괄하는 소니 자회사(소니 SCS)가 최근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해 옌타이에서 해상 운송된 전자제품을 미국 댈러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마드리드, 일본 도쿄(東京) 등지로 항공 운송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와 유사한 해공복합운송 서비스를 지난해 초부터 중국 칭다오(靑島) 당국과 본격 시행하고 있다.
칭다오 주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칭다오 항에서 트럭과 함께 배에 선적해 인천항으로 들여온 뒤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향하도록 하는 ‘트럭 일관 해공복합운송 시스템(RFS)’이다. 항만에서의 물품 상·하역작업이 생략되고 공장에서 운행을 시작한 트럭이 중국, 한국 도로를 주행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직행하는 것이다.
통관절차가 매우 간소화되고 운송시간이 크게 단축되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생산된 물품이 주류를 이루고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없어 애로를 겪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인천공항세관, 인천본부세관이 이 같은 성공 사례를 옌타이를 비롯한 웨이하이(威海), 다롄(大連) 등 중국 보하이(渤海)권으로 확산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18일 체결했다.
이들 기관은 통관절차를 더욱 간소화해 해공복합운송 물동량을 더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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