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가지 도구 모두 사용해야 실패 안해
IBM은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발맞춰 2000년 초부터 PC사업부 매각,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의 컨설팅 사업부 인수 등 대대적 혁신을 단행했다. IBM의 조직 변화를 가능하게 한 방법론이 바로 ‘마법의 양탄자(magic carpet)’다. 알라딘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편안하게 옮겨주는 마법의 양탄자처럼 기업의 조직문화를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도와준다는 이유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법의 양탄자는 아홉 가지 도구로 이뤄져 있다. 많은 기업은 이 아홉 가지 도구를 모두 사용하지 않고 한두 가지 도구만으로 조직문화가 확 바뀌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 도구들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한두 가지만 사용해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1. 제1도구: 역할모델 설정
조직원의 행동 변화를 유발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역할모델’을 통한 학습이다. 이때 변화 초기에 경영진이 몇 가지 모범 행동 사례를 제시하고 이를 직접 실천함으로써 확산시켜야 한다. 구성원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행동 변화가 이뤄져야 효과가 크다.
2. 제2도구: 조직 및 관계 설계에 활용
팀 중심 조직을 운영해 오던 C사는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여러 팀을 통합한 그룹제를 도입했다. 과거 팀별로 구분된 작은 방에서 일하던 조직을 그룹으로 통합해 부서 간 장벽 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조직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의사결정 및 실행 속도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3. 제3도구: 목표 및 진단에 활용
직원 성과 평가 및 진단을 할 때 조직에서 장려하는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명확히 규정해 반영할 경우 조직문화의 빠른 변화를 촉진한다. 상사의 시각 외에 동료와 부하직원의 시각을 함께 전달하는 360도 다면평가 역시 좋은 방법이다.
4. 제4도구: 채용 및 승진에 활용
채용과 승진제도 변화를 추구할 경우 장기적 조직문화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특정 행동양식을 보유한 사람들이 조직 내에 많아짐으로써 변화가 이뤄지고 이들의 행동양식이 자연스럽게 주변에 영향을 미친다.
5. 제5도구: 보상과 인정
특정 행동을 유발하거나 제거하려면 보상과 인정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금전적 보상보다 비금전적 보상, 즉 인정과 같은 행동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특정 행동이 발생했을 때 즉시, 그리고 자주 인정해 줄 경우 행동 변화가 더욱 잘 이뤄진다.
6. 제6도구: 커뮤니케이션
행동 변화를 이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달성하려면 우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특성을 세세히 파악하고 대상자별로 각기 다른 접근법을 사용해야 한다.
7. 제7도구: 교육훈련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수행 방식을 변화시키려면 반드시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 전에는 행동 변화로 인한 기대 효과나 예상 결과를 점검하고 교육 후에는 학습내용을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실시해야 한다.
8. 제8도구: 업무 수행 기준 및 절차 개선
업무 수행 관련 과정을 바꿀 경우 조직원들의 행동도 바뀐다. 이 수행 과정을 강제 과정과 권장 과정으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강제 과정은 재무통제, 안전관리, 생산라인, 콜센터 조직에서 높은 효과를 낳는다. 고객 접점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고객에게 창의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때 권장 과정을 사용한다.
9. 제9도구: 물리적 업무환경 변화
조직문화 변화를 추진하는 많은 기업이 고려하지 못하는 요인이 개인의 업무환경 변화다. G사는 과거 출입구와 가까운 자리에 사원급이 앉고 출입구에서 먼 쪽에는 부서장 자리를 배치했다. 이후 G사가 팀 리더와 팀원이 나란히 앉아 근무하는 형태로 사무실 구조를 바꾸자 팀 리더들도 실무자처럼 열성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나타났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