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눔]전경련,경제뿐 아니라 봉사도 선도합니다

  • 입력 2008년 12월 22일 02시 58분


임직원 기본급 1%는 이웃돕기에 선뜻

회원사들엔 ‘봉사실적 가산제’ 채용 권고

전국경제인연합회 임직원 58명의 통장에서는 매월 월급날마다 ‘요술’이 일어난다. 기본급의 1%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그런 돈이 연간 2000만 원에 이른다.

그 돈은 어딘가 숨어 있다가 중증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의 ‘천사의 집’에 쌀이나 옷이 되어 ‘짠∼’하고 나타나곤 한다. 또 서울 송파구 마천동의 중중장애아동시설인 ‘소망의 집’에서는 난방용 기름이 되고, 서울 동작구 대방동이나 영등포구 신길7동의 독거(獨居)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의 김장김치나 귀중한 생활비가 되기도 한다.

이 요술은 1990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9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 마법사들의 모임은 ‘퍼센트 클럽’이라고 불린다. 전경련 전체 임직원(110명) 중 절반 이상인 52.7%가 참여하고 있다.

퍼센트 클럽의 회장인 임상혁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전경련 사회공헌팀에서 ‘회사 예산에서 2000만 원을 보탤 테니 전경련 전체의 사회공헌 행사로 발전시키자’고 제안한 적이 있었으나 회원들이 ‘처음의 순수성을 그대로 지키고 싶다’고 거절했다”고 소개했다.

퍼센트 클럽은 주로 정부 지원을 제대로 못 받는 비인가 시설을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펴왔다. 그들은 늘 쉬쉬하며 어려운 이웃을 도와왔지만 결국 그 선행(善行)이 세상에 알려져 2005년에는 서울특별시에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일요일이었던 이달 14일에도 퍼센트 클럽 회원 8명이 그동안 모은 지원금과 옷가지를 가지고 ‘천사의 집’을 찾았다. 이곳은 생후 4개월짜리 갓난아이부터 50세가 넘는 성인까지 총 42명의 장애인이 모여 산다.

사람이 늘 그리운 이들은 퍼센트 클럽 회원들을 보자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한걸음에 달려 나왔다. 몇몇 초등학생은 찾아온 손님들의 무릎에 앉아 내려올 줄 몰랐다.

임 팀장은 “퍼센트 회원들 중에서는 ‘천사의 집 같은 사회복지시설에 봉사를 다녀오면 마음이 너무 짠해서 며칠간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미안하지만 돈만 내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굴지의 대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전경련 안에 이처럼 우리 사회의 낮은 곳을 돌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참 신선하다.

전경련 측은 “전경련을 ‘대기업이나 가진 사람들만을 위한 단체’인 것처럼 오해하거나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경련은 한국 사회공헌활동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들어 저출산이란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 근로자의 사회 진출을 도모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보육지원사업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65억 원씩, 5년간 325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내년부터 연간 10개씩, 총 50개의 보육시설을 건립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정대순 전경련 사회공헌팀장은 “직장보육시설 설치가 어려운 중소기업 밀집 지역인 농공·산업단지, 저소득 및 다문화 가정의 아동들이 많은 취약지역에 주로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저소득 불임(不姙)부부에 대한 지원도 꾸준히 해왔다. 그동안 1604명의 불임부부(802쌍)에게 총 24억1532만 원의 인공수정 시술비를 지원해 364명의 여성이 임신에 성공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회원 기업들에서 기증받은 PC 2500대를 전국 600여 곳의 지역아동센터에 전달하는 활동도 연중 계속하고 있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전경련은 주요 기업의 인사담당 부서장 간담회를 통해 신입사원 채용 때 입사원서에 ‘사회봉사활동 실적 기재란’을 둬 평가에 반영토록 권고해 왔다”며 “이를 실천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 자체적으로도 ‘대학생 사회봉사단’을 운영해 경로당 환경 개선 사업, 스쿨존 캠페인,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 해소를 위한 아동극 공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경련의 이 같은 격려와 응원 덕분일까. 대부분 전경련 소속사인 한국 대기업들(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연평균 사회공헌활동 비용은 2004년 54억1160만 원, 2005년 57억4800만 원, 2006년 89억3470만 원, 지난해 94억210만 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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