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복지시설 개보수… 경로당 도배 등 다양한 활동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 사옥에 최근 ‘아산 화합의 마을’ 입주자가 보내 온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이 편지에는 ‘추운 겨울에 파란 조끼를 입고 고생한 삼성건설 직원들 덕분에 따뜻한 보금자리가 생겨 기쁩니다. 이제 파란 조끼를 입은 사람만 보면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건설업은 국가의 기반산업이자 성장동력이다. 하지만 성장 위주의 개발 시대를 거치며 생겨난 정경 유착과 각종 비리 때문에 건설사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건설사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려고 한다. 이를 위해 저마다 ‘나눔’ ‘봉사’ ‘사회공헌’ 등을 경영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사랑의 집짓기 활동을 통한 ‘맞춤형’ 봉사활동
건설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사회공헌 활동은 소외 계층을 위한 집짓기나 주거개선 활동이다. 건설사 이미지와 가장 잘 부합될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형’ 봉사활동이기 때문이다.
SK건설은 2004년 7월 ‘SK건설 자원봉사단’을 결성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 수도권, 중부, 영남 등 4곳의 SK건설 고객센터를 중심으로 펼치는 집수리 활동. 고객센터 소속 도배, 수장, 목공, 설비 전문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소외 계층을 방문해 도배를 해주고 장판을 다시 까는 등 집수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수원 장안구 조원동, 수원 팔달구 지동,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해 노후설비를 교체하고 쌀 등 생활필수품을 지원했다.
삼성건설은 2000년부터 한국해비타트와 함께 광양 아산 강릉 천안 등에서 ‘사랑의 집짓기-해비타트’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까지 총 231채의 주택을 지었고 2012년까지 추가로 총 116채의 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2003년부터는 활동을 해외로도 확대했다. 몽골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등지에 직접 임직원을 파견해 해비타트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올 9월에는 열흘간 인도 델리 인근지역에서 임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 11명이 인도의 저소득층 가정을 위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금호건설은 2004년 12월부터 진행한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통해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총 24채의 ‘사랑의 집’을 탄생시켰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은 저소득층을 위한 노후주택 리모델링 및 신축 작업이다. 올해에는 주요 해외 사업지인 베트남에서도 저소득층을 위해 총 9채의 집을 지었다.
○ 소외 계층에 ‘풀뿌리’ 봉사활동 하기도
GS건설은 기존의 사회봉사 동호회 ‘더불어 사는 모임’을 통합 발전시킨 ‘자이 사랑 나눔 봉사단’을 2006년 2월부터 운영 중이다. 봉사활동을 원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활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현장과 본사 직원으로 구성된 총 123개의 조직이 조직별로 다른 봉사활동 대상과 프로그램을 선정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하~죽교 건설공사 현장 직원들이 지역 내 공생재활원을 방문하고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 3단지 재건축 현장직원들이 경로당을 방문해 도배를 해주는 등 총 411회의 봉사활동을 벌였다. 올해도 충남 태안군 유류 유출사고 피해복구 활동 등 총 400회의 봉사활동이 이어졌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고하~죽교 건설현장 장영효 부장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벗어 버리고 가까운 곳에서 그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2005년 1월 창설된 사회봉사단을 중심으로 매달 중풍 및 치매 노인생활시설, 보육시설, 어린이공부방, 장애인 생활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의 개보수를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나이지리아 현장 인근의 피니마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하자 중장비를 지원해 복구를 돕기도 했다.
2007년부터 진행 중인 ‘아름다운 놀이터 캠페인’도 대우건설의 주력 봉사활동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10년이 넘어 시설이 낡은 경기 안산시 와동 시립 어린이놀이터에 고무바닥을 깔고 지능개발에 도움이 되는 최신 놀이기구를 설치하는 등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올해에도 경기 수원 시립 영화어린이집 놀이터, 부천시 낙후 놀이터 5곳 등에 방범시설과 안전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리모델링 활동을 벌였다.
○ 지역사회 기여 나서는 기업들
현대건설은 1월 23일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로 실의에 잠긴 태안지역 주민들을 위해 성금 3억 원을 충청남도에 전달했다. 또 사고 초기 태안지역 기름띠 제거작업을 위해 임직원 2400여 명이 태안에가 자원봉사를 벌이고 피해복구에 쓰일 장비 7대도 지원했다.
지난해 9월에는 제11호 태풍 ‘나리’로 수해를 입은 제주도 지역 수재민을 위해 제주도청에 1억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3년 연속 ‘1사 1촌 체험행사’도 진행 중이다. 올 9월에는 충북 영동군 모리마을에서 마을 주민과 직원 150여 명이 함께 체육대회와 노래자랑을 벌이며 정을 나누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와 올해 경북 칠곡군에서 집짓기 활동을 하는 등 지역사회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집짓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전국 10개 권역 관할 지자체와 연계한 ‘1산, 1천, 1거리 가꾸기’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