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 LA자회사 2000만 달러 금융사고

  • 입력 2008년 12월 22일 02시 59분


교포업체 부도내고 잠적… 국내銀 美현지 법인으론 최대규모

외환은행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자회사인 외환LA파이낸셜이 거래업체의 부도로 2000만 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21일 외환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외환LA파이낸셜은 지난달 말 교포가 대표를 맡고 있는 A석유화학업체가 신용장을 개설한 뒤 부도를 내고 잠적해 2000만 달러(사고 당시 환율로 약 300억 원)에 이르는 피해를 봤다. 이는 국내 은행의 미국 법인 및 지점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가운데 이례적으로 큰 것이다.

신용장은 은행이 수입업체의 무역거래에 대해 수출업자에게 지급보증을 서주는 증서로 수입업체가 수입대금을 내지 않으면 신용장을 내준 은행이 대신 부담해야 한다.

외환은행 측은 최근 국제유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석유화학제품 중개 무역을 하던 A업체의 부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가격이 최고일 때 산 원유의 가격이 급격히 떨어져 경영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외환LA파이낸셜은 그동안 발급한 신용장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출업체에 물어줬다. 외환은행 측은 2000만 달러 중 700만 달러 정도는 A업체가 보유한 채권 등을 통해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급격한 유가 변동을 예상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이라며 “검사팀을 현지에 파견해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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