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선진화방안 발표… 69곳 정원 1만9000명 감축
전체 공공기관에 근속 연차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는 호봉제가 폐지되고 직무와 연계한 보수체계인 연봉제가 도입된다.
이사대우 등 혜택이 크고 정년도 보장되는 별도 직급은 폐지되고 한국농촌공사 농수산물유통공사 등 일부에서는 성과가 부진한 직원을 대상으로 퇴출제도를 도입한다.
한국전력과 한국철도공사 등 69개 공공기관의 정원은 앞으로 3, 4년 동안 모두 1만9000명이 줄어든다. 정원은 실제 직원 수인 ‘현원(現員)’과는 차이가 있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이런 내용의 경영효율화 방안을 뼈대로 한 4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경영효율화 계획은 305개 공공기관 가운데 폐지되거나 즉시 민영화되는 27곳을 뺀 278개 기관을 대상으로 수립 중이며 이 가운데 계획이 확정된 한전 등 69곳만 이날 먼저 발표됐다.
4차 선진화계획은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성과관리 강화 등 운영시스템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 도입하고 있는 연봉제와 임금피크제는 이번 대상 기관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내 모든 공공기관이 도입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또 실적평가에 따른 내부 성과급 차등 폭은 늘리고 과도하게 많은 간부직과 지원 인력은 축소하기로 했다.
특히 한국농촌공사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성과평가에서 3회 부진하면 퇴출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성과평가 하위 1% 퇴출제를 도입한다.
대대적인 정원 감축도 이어진다. 대상은 △한국도로공사의 통행료 징수 등 민간 이양이나 위탁이 가능한 분야 4500명 △한국농촌공사의 경지정리 등 여건변화로 업무량이 줄어든 분야 5900명 △철도공사의 매표자동화 등으로 줄어드는 인력 9000명 등이다.
다만 정원이 줄어든다고 곧바로 ‘인력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기관에서는 현재 인원이 많게는 정원보다 15%가량 적기 때문이다.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현원이 줄어든 정원보다 많을 수 있다. 이런 때에도 자연 감소나 희망퇴직을 통해 3, 4년 동안 단계적으로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또 자연 감소되는 인력의 일정 비율은 신규 채용을 병행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경영효율화’와 ‘일자리 지키기 및 창출’이라는 상충하는 정책 목표 간의 절충안인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는 감원으로 절감한 예산을 내년에 인턴직 1만 명을 활용하고 공공서비스를 확충하는 데 쓸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나머지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효율화 방안을 내년에 순차적으로 발표한다. 간부직과 지원인력 비율 등에 대한 조직효율화 기준은 다음 달 확정할 계획이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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