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소장의 금융교실]펀드투자 정석은 ‘장기 - 분산’

  • 입력 2008년 12월 24일 02시 59분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펀드 투자자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 말 현재 펀드에 투자되고 있는 계좌 수는 모두 2390만 개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가 약 1600만 개임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가정에서 펀드 투자를 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펀드(Fund)란 원래 ‘기금, 자금’이라는 뜻입니다.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주식, 채권 등에 운용하고 여기에서 얻는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나누어주는 제도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펀드 투자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 고령화 시대에 노후를 대비한 자산 형성을 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주식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일반 투자자가 주식 개별종목에 직접 투자를 해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 경제의 개방화, 국제화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마음이 약한 개인투자자가 급변하는 시황에 대응해 주식을 직접 사고파는 결단을 내리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다들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다행히도 요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도 전문가가 대신 운용해주는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의 가장 유력한 수입원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나오는 월급 또는 사업소득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큰 투자 엔진은 자신의 직업이고 자산운용은 어디까지나 부업이라는 뜻입니다.

자신의 직업으로 소득을 높이려는 노력은 게을리하면서 주식 투자에만 열중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주식 투자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면 가장 수익성이 높은 자산 관리를 게을리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투자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자신은 가장 큰 투자 엔진인 본업에 충실하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 바르게 정착돼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주가가 오를 거라는 말만 믿고 펀드에 가입했다가 주가 하락에 놀라 서둘러 팔거나, 위험한 상품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했다가 실패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일반 투자자들은 물론 투자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장기 및 분산 투자를 통한 펀드 투자의 원칙이 하루빨리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정리=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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