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은행대출 연체율 급증

  • 입력 2008년 12월 24일 02시 59분


30개월만에 최고치 1.86%… 대기업은 낮아져

경기침체의 여파로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져 국내 은행들의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연체가 늘면서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액은 11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1.18%로 2005년 말(1.24%)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원화 대출 연체율은 1년 전인 지난해 11월 말(0.92%)보다 0.26%포인트, 한 달 전인 10월 말(1.14%)보다 0.04%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연체 규모도 같은 기간 7조4000억 원에서 10조9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은행들은 원금 상환이 하루 이상 지연되면 ‘연체’로, 3개월 이상 연체되면 ‘부실 채권’으로 분류한다.

11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1.59%로 지난해 11월 말 1.15%보다 0.4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1년 전 1.26%였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11월 말 1.86%까지 치솟았다. 2006년 5월(1.19%)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11월 말 0.34%로 1년 전의 0.39%보다 떨어졌다.

아직 일반 가계에는 경기침체의 충격이 미치지 않아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안정적인 수준이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1월 말 0.66%로 한 달 전(0.67%)보다 0.01%포인트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올해 11월 말 0.48%로 10월 말(0.50%)보다 0.02%포인트 내렸다.

양형근 금감원 일반은행서비스국 부국장은 “미국 상업은행의 평균 연체율이 3.64%라는 점을 고려할 때 1%대의 국내 은행 연체율은 아직 양호한 수준”이라며 “다만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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