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비상경영’ 정면 반발

  • 입력 2008년 12월 24일 03시 05분


“관리직 임금동결-조업단축 일방 발표… 좌시 않을 것”

일부 노조원 “위기극복 힘 합쳐야 할때” 집행부에 반기

현대자동차 노조가 과장급 이상 관리직 임금 동결과 조업 단축 등 회사 측의 ‘비상 경영’ 선언에 반발하고 나섰다.

▶본보 23일자 B1면 참조
현대車, 과장급 이상 임금동결-조업 단축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23일 소식지를 통해 “회사는 관리직 임금 동결과 전주공장 버스 생산라인 1교대 변경 추진, 아산공장 생산 단축 등을 골자로 하는 ‘비상 경영 선언’을(노조와 협의 없이) 발표했다”며 “회사 측의 일방적인 행위에 대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현대차의 비상 경영 체제를 ‘조합원 4만5000명에 대한 정면 도전 행위’로 규정하면서 “현재의 위기 국면은 회사 측의 일방적인 행위로 극복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할 때 다시 현대차 노사갈등이 불거질 경우 회사의 어려움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도 생존을 걱정하는 비상 상황”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 노조도 회사가 발표한 ‘비상 경영 체제’에 적극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은 일선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울산5공장 생산직 반장과 계장급 노조원 100여 명은 최근 사내(社內)에 배포한 유인물을 통해 “회사의 위기 극복에 우리가 먼저 앞장서겠다”고 결의했다.

회사의 경영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현대차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울산5공장 일부 노조원들처럼 “회사의 비상경영 방침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노조 집행부의 노선에 대한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량이 당초 목표보다 60만 대 줄어든 420만 대로 예상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조업 단축과 근무체제 변경, 관리직 임금 동결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힌 바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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