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무선사업부에 입사한 황한규 씨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삼성의 임원 면접관들 앞에서 이렇게 자신을 소개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삼성 제품에 대한 구체적 관심을 자기소개에 창의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젊은 구직자 대상 각종 여론조사에서 '입사 선호 부동의 1위'를 달려온 삼성의 관문을 뚫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삼성 입성(入城)의 기쁨을 가장 최근에 맛본 신입사원들의 성공 비결은 삼성 입사 지원자들에게 유익한 정보임에 틀림없다.
삼성그룹이 2005년 11월부터 운영해온 20대 대상 사이트인 '영삼성닷컴(youngsamsung.com)'은 최근 황 씨 같은 삼성 새내기들을 잇달아 초청해 입사 경험담을 듣는 '잡 토크(job talk)'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7차례 가졌다.
삼성 계열사인 호텔신라의 김지윤 주임은 "호텔신라 입사 희망자라면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카페베이커리 브랜드 '아티제' 매장을 자주 방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입사 지원서나 면접 때 '아티제 커피 맛이 어땠다. 이런 빵은 맛이 없었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았다'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준비된 삼성맨'이란 느낌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삼성SDI 전지사업부의 박성훈 씨는 "대학시절 학술동아리 회장을 하면서 반핵,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홍보했던 활동과 '내가 왜 삼성SDI의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지원했는가'를 접목시켜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김지윤 주임도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이왕이면 내가 지원할 분야인 호텔 서빙 같은 것으로 주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출신대학이나 전공, 영어 점수보다 분명한 개성과 실력을 더 중시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이용선 씨는 "'지원 자격 요건이 토익(TOEIC) 860점, 학점 3.0이상(4.5점 만점)인데 토익 865점, 학점 3.01점이어도 합격될 수 있느냐'는 묻는 지원자들이 있다"며 "자격 요건만 충족하면 그 후 평가는 '제로(0)베이스'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박성훈 씨는 "삼성에는 '학벌 차별'이 없다. 고졸 출신도 '삼성SDI 인재상' 같은 표창을 받고 그런 분들은 항상 사내(社內)의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수십 명의 입사 동기가 전공과 개성이 제각각인 경우도 많다고 했다.
반면 임원 면접과 프리젠테이션(PT) 면접 등은 당락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고 삼성 신입사원들은 입을 모았다.
김지윤 주임은 "임원들은 안목이 높을 수밖에 없다. 면접 때 지원자의 말 한 마디와 자세하나도 곧바로 합격, 불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고, 황한규 씨도 "임원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구두에서 광이 나는지, 바지가 끌리는 지까지도 본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또 50분 정도의 사전 준비시간을 주고 10∼15분 발표하는 PT 면접은 해당 과제에 대한 단순한 정답 나열이 아니라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포함돼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한다. 삼성 입사자들은 "결코 짧지 않은 50분이란 준비시간을 주는 이유를 자라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