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흥청망청했던’ 송년모임은 찾아보기 힘들고 자원봉사나 문화공연 관람, 가족 행사 등 조용하고 의미 있는 송년회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직원들은 최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초록 산타 병원 연말 파티’를 열었다. 다양한 공연과 마술쇼 등을 통해 투병 중인 어린이 환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는 봉사활동으로 송년모임을 대신했다. 봉사단은 어린이 병동을 돌며 입원 중인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선물도 전달했다.
송년 봉사활동에 참가한 이 회사의 파브리스 바스키에라 사장은 “화려한 파티보다는 질병과 싸우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한 해를 의미 있게 마감하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장비 기업인 시스코는 이달 초 ‘가족사랑’을 주제로 송년회를 했다. 시스코 직원 자녀와 배우자들을 사무실로 초청해 크리스마스카드, 쿠키 만들기, 꽃꽂이와 간단한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 사내 여직원 모임을 주축으로 준비한 바자에서는 가족이 함께 나눔을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알뜰 송년모임도 눈에 띈다. 현대홈쇼핑은 16일부터 열흘간 회사 1층 로비에서 음악가를 초청해 캐럴 공연을 하고, 로비에 마련된 뷔페에서는 송년모임을 겸한 점심식사를 즐기도록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음주송년회’로 2000만 원가량 지출했던 회식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매년 현금으로 지급했던 팀별 송년 회식비도 올해는 문화상품권으로 지급했다.
몇 해 전부터 시작된 ‘문화 송년회’는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11일 송년행사로 전 직원이 함께 마당놀이 ‘심청’을 관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과도한 음주 대신 흥겨운 마당놀이를 함께 관람하면서 동료애를 나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