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한 트윈와인 대표는 “종합상사가 단순무역만으로 먹고살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사내(社內) 반대자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종합상사들의 신규 사업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와인 판매에서 조선소 운영까지 진출 영역도 각양각색이다.
그렇다고 뿔뿔이 제 갈 길만 찾는 것은 아니다. 종합상사의 미래 주력업종으로 꼽히는 ‘자원 개발’ 분야에서는 짝짓기와 뭉치기가 한창이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최근 종합상사들이 신규 사업은 각자 추진하는 반면 위험이 큰 자원 사업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올해 종합상사의 경영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따로 또 같이’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 신규 사업 진출…‘저마다 따로’
삼성물산은 올해 태양광사업 브랜드인 ‘솔루채’를 출범했다.
종전에는 폴리실리콘이나 잉곳 등 태양광발전 원재료 사업만 취급했지만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솔루채 브랜드를 7개국에 상표 출원했다”면서 “7월에는 첫 발전소인 ‘솔루채 진도’를 완공하는 등 태양광 발전의 기초를 닦았다”고 자평했다.
현대종합상사는 2005년 출범한 청도현대조선이 최근 안정기에 접어들어 본격 생산 판매에 나섰다고 밝혔다.
노영돈 현대종합상사 사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선 불황기인데도 러시아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제 사업이 본격화한 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SK네트웍스는 그동안 ‘수입자동차 병행수입’이나 패션사업 등에 나서는 등 어느 종합상사보다 앞서 사업을 다각화했다.
정만원 전 SK네트웍스 사장은 평소 “우리 회사는 의식주(衣食住) 사업에 자동차와 통신을 더한 ‘의식주차통’ 회사”라고 말했다.
○ 해외 자원은 공동 개발…‘모두 같이’
반면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서는 종합상사의 공동 참여 전략이 각광을 받고 있다.
종합상사 관계자들은 “해외 메이저 자원개발기업에 비해 자본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국내 기업이 성공하는 방법은 공동 개발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공동 개발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1999년 생산 개시된 카타르 라스라판 액화천연가스(LNG) 광구에는 국내 회사 중 LG상사,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등 3개 회사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 밖에도 오만 LNG 사업과 동티모르 가스전 등 국내 업체들이 합작으로 진출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만 6개에 이른다.
LG상사 관계자는 “6개 유전 중 생산단계에 있는 3개 광구의 가치만 현재 6000억 원”이라며 “앞으로 탐사 중인 광구까지 개발되면 자원개발 공동 참여의 효과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