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화석유화학 한화건설 등 대우조선해양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화그룹 계열 3개사는 26일 회사별로 긴급이사회를 열어 본계약 체결 이전에 확인 실사를 하거나 이에 준하는 보완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이는 본계약 체결 예정일이 29일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매각주간사회사인 한국산업은행에 본계약 체결 시점을 늦춰주거나, 본계약 체결 이후 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나면 이를 보전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로 보인다.
▶본보 25일자 2면 참조
한화, 대우조선 인수 포기 가능성 시사
▶본보 25일자 17면 참조
‘대우조선 인수금’ 납부 연기 요청… 매각협상 새 국면
산은 측은 이날 “한화의 상황이 양해각서(MOU) 체결 시점보다 악화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계약대로 이행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지만 한화 측 요구 사항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산은은 본계약 체결 시한 전날인 28일 오후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산은이 한화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우조선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한화 3개 계열사 이사회는 이날 “최근 조선업 경기 냉각 등으로 인한 수주 취소, 신규 수주 부재 등은 대우조선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며 “확인 실사를 거쳐 본계약을 체결하거나 이에 준하는 보완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한화 측은 ‘실사 후 본계약 체결’ 요구와 관련해 △본계약 체결 날짜를 내년 초로 연기하거나 △본계약 후 실사 과정에서 부실이 발견되면 기존 MOU에 ‘3% 이내’로 돼 있는 가격 인하 폭을 늘리는 방안 △본계약 후 추가로 부실이 발견되면 실비로 반영하거나 한화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넣는 방안 등을 산은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와 관련해 실무진에게 “무리하게 해선 안 된다”면서 “하지만 산은을 최대한 설득해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