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동선 쫓아 전략제휴 ‘부쩍’

  • 입력 2008년 12월 30일 03시 02분


사조산업은 17일부터 참치캔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공룡 캐릭터 인형을 나눠주는 ‘키즈(Kids)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밀폐용기나 주방용 종이타월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을 사은품으로 내세워 키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사진 제공 사조산업
사조산업은 17일부터 참치캔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공룡 캐릭터 인형을 나눠주는 ‘키즈(Kids)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밀폐용기나 주방용 종이타월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을 사은품으로 내세워 키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사진 제공 사조산업
피자업체가 주유소와 손 잡고…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속으로…

《도미노피자는 이달 18일부터 전국 GS칼텍스 주유소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자사(自社) 피자를 15% 할인된 가격에 주문할 수 있는 쿠폰을 나눠줬다. 이벤트 초기만 해도 도미노피자나 GS칼텍스 두 회사 모두 티슈나 캔커피, 세차권 등 기존 주유소 사은품에 익숙한 고객들이 피자 할인 쿠폰을 반길지 의문이었다. 이벤트가 시작된 지 10여 일이 지난 29일 현재 주유소에서 나눠 준 피자 쿠폰 회수율이 과거에 진행했던 쿠폰 행사보다 10배나 높았다고 도미노피자 측은 전했다. 》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자 기업들도 쇼윈도 밖으로 나오고 있다. 고객이 찾아오기만 기다리는 소극적 마케팅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기업들이 소비자의 동선(動線)을 따라 나선 것.

판매 촉진을 위해 전혀 다른 성격의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기업은 흔하다. 경쟁사와 일시적으로 손을 잡고 불황기를 극복하는 기업까지 나올 정도다.

○ 놀랄 만한 사은품도

사조산업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형마트에서 1만 원대에 팔리는 공룡 캐릭터 인형을 150g짜리 참치캔 5개와 묶어 9850원에 팔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은품이었던 셈. 과거 참치캔 사은품으로는 밀폐용기나 주방용 종이타월이 대부분이었지만 사조산업은 식품 매장의 주 고객인 주부 대신 아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사은품을 내세웠다.

사조산업 홍보팀 윤한철 대리는 “참치가 성장기 아이들에게 훌륭한 영양식이라 새로운 고객 창출을 위해 키즈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소비자 반응이 좋아 참치캔 공장이 있는 경남 고성에서 내년 3월 열릴 ‘공룡 세계 엑스포’ 즈음 공룡 캐릭터 인형 증정 행사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아동의류업체인 EFE의 아동복 브랜드 ‘모이츠’는 해태제과와 손잡고 24일부터 매장에서 의류를 구입한 고객에게 해태제과의 카카오 초콜릿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가 올해 새롭게 론칭한 유아동 전문 속옷브랜드 ‘까리제’는 쉐라톤워커힐호텔과 함께 진행한 ‘키즈 파자마 파티’ 숙박 상품이 소개 일주일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 적과의 동침도

라이벌기업도 요즘 같은 경기 불황 때 훌륭한 동반자다.

신세계 이마트는 인터파크,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 잇달아 자사(自社) 신선식품 및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숍인숍(Shop in shop·가게 속 작은 가게) 형태로 입점했다. 대형마트업계 1위 업체이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아직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다. 이마트 인터넷몰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15만 명 수준인 데 비해 G마켓이나 인터파크는 하루 방문객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로서는 방문객 수를 늘려 매출을 높일 수 있고 식품 배송,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온라인 쇼핑몰로서도 이마트를 통해 식품군을 강화해 서로 ‘윈윈(win-win)’”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측은 올 한 해 G마켓에서만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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