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중공업 긴급자금 지원 무산

  • 입력 2008년 12월 30일 03시 02분


메리츠화재 “114억원 못낸다” 거부

워크아웃 통한 정상화 차질 불가피

C&중공업에 대한 채권단의 긴급자금 지원이 무산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통한 C&중공업의 정상화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메리츠화재는 C&중공업에 긴급 운영자금 15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전했다고 29일 밝혔다. 채권단 중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한 메리츠화재가 지원을 거절함에 따라 C&중공업은 필요한 운영자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채권단이 선수금 환급보증(RG) 보험에 대한 보증채무를 일반대출 채권과 똑같이 취급해 지원금액 비율을 정한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C&중공업에 대한 메리츠화재의 의결권 비율은 51.5%지만 대출기능이 없는 한국수출보험공사가 자금지원 채권기관에서 빠지면서 채권단은 긴급지원 자금 150억 원의 76%인 114억 원을 메리츠화재에 내도록 요구한 바 있다.

긴급자금 지원이 무산됐지만 채권단은 일단 C&중공업에 대한 워크아웃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긴급자금 지원 부결로 C&중공업이 채권단에 요구한 시설자금 대출 등의 지원 역시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워크아웃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주 안에 실사기관을 선정해 실사를 진행한 뒤 그 결과를 보고 C&중공업에 대한 워크아웃을 지속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긴급자금 지원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C&그룹 관련주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C&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140원(14.81%) 하락한 805원으로 장을 마쳤다. C&우방랜드는 40원(13.79%), C&상선은 25원(13.16%), C&우방은 45원(14.06%) 하락하는 등 C&그룹의 계열사 주식은 대부분 가격 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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