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국내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지난해 연말보다 4분의 1이나 떨어졌고, 주가는 거의 반토막이 날 정도로 폭락했다.
폐장일인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0원 하락(원화가치 상승)한 1259.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수입업체의 결제수요 등으로 상승 압박이 있었지만,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물이 환율을 끌어내렸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0월 30일(1250.00원) 이후 두 달 만에 1250원대로 복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과 은행들이 연말 회계처리 때 기준 환율로 쓰는 31일자 매매기준율은 1257.50원으로 결정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 종가는 지난해 연말보다 323.40원 급등한 것으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률은 25.7%를 기록했다.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50.2%)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1396.34원으로 마감해 지난해 말보다 568.01원 급등했다. 1년 새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40.7% 하락한 것.
한편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6.88포인트(0.62%) 오른 1,124.47로 올해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코스피시장에서 각각 1900억 원, 2500억 원 가량을 순매수(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것)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2.87포인트(0.87%) 오른 332.05에 마감됐다.
올해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지난해 폐장일(12월 28일)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코스피가 40.73%(1,897.13→1,124.47)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52.85%(704.23→332.05) 내렸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