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사장 내정자, 속도경영으로 조기 정상화 의지

  • 입력 2009년 1월 7일 02시 59분


먼저 보고 먼저 생각하고 먼저 실행을

“완벽한 계획에 몰두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 진정 이 회사의 주인이라면 변화를 예상하고 먼저 행동에 나서라.”

일주일 뒤인 이달 14일 주주총회를 거쳐 사장 취임을 앞둔 이석채(사진) KT 사장 내정자가 수년째 계속된 KT의 성장정체를 극복할 해법으로 강한 실행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내정자는 최근 경영디자인 태스크포스(TF) 임직원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경영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기획력과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며 “이를 위한 방법은 먼저 보고 먼저 생각하고 먼저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장 후보로는 이례적으로 TF를 구성해 경영 준비를 한 것도 “취임 후 이른 시일 안에 KT를 정상화하고, 발상의 전환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KT는 시내전화 사업의 정체 등으로 2001년부터 8년째 매출이 11조 원대에 머물러 있으며 주요 경영진이 수사대상에 오른 지난해 10월경부터 4개월째 경영 공백 상태에 빠져 있다.

이에 따라 이 내정자는 취임 직후 인사 및 조직개편은 물론이고 시내전화 사업 개편, 인터넷TV(IPTV) 등 신규사업 투자, KT-KTF 합병 등 KT그룹 체제 개편에 대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 내정자는 한 달 가까운 TF 운영 기간에 KT의 현금 창출원인 시내전화 사업의 정체를 극복하고 통신시장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는 운전자의 운행량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는 미국 보험사 사례를 들며 통신서비스의 제공 방식을 바꾸는 방안의 도입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허브 도시 간의 비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에어버스는 대형 비행기를 만들고, 장거리 비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보잉사는 쾌적한 중형 비행기 제조에 주력했다”며 “매출이 줄어드는 시내전화 전략을 위해 소비자의 패턴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TF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핵심 이슈에 대해 큰 틀에서 단순화해 분석한 뒤 빠른 결론을 내리는 스타일”이라며 “취임 후엔 수개월 경영 공백을 겪은 KT의 조기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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