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프라자-롯데-신라호텔도 10위권
지하철-경찰행정서비스 등 낮은 평가
지난해 국가고객만족도(NCSI·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 조사에서 인터컨티넨탈호텔이 84점으로 전체 조사 대상 기관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미국 미시간대와 함께 지난해 국내 56개 산업과 239개 기업·대학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NCSI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2위는 영진전문대가, 3위는 삼성물산(아파트)이 차지했다.
○담배-대형서점 등 만족도 올라
NCSI 10위권 안에 든 기업들을 살펴보면 서울프라자호텔, 롯데호텔, 신라호텔 등 호텔이 4곳이었다. 또 아파트건설업이 2곳, 전문대가 3곳이었다. 공공기관으로는 부산교통공사가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과거에는 호텔, 병원 등 몇몇 특정 산업 기업이 10위 안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최근에는 호텔, 전문대, 아파트건설업 등 3개 산업이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호텔이 77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은 아파트건설업(76점), 에어컨(74점), 국내항공(74점), 우편서비스(74점), 영화관(74점) 등이었다.
산업별 NCSI 점수가 가장 낮은 증권(61점)의 경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주가가 폭락한 데다 증권사가 고객에게 올바른 투자 정보와 적절한 매매 시점 정보를 제공하는 데 실패한 것이 낮은 점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하철(63점), 경찰행정서비스(65점), 패스트푸드(65점) 등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전년도인 2007년과 비교할 때 담배(2.9%), 대형서점(2.9%), 대형마트(2.8%), 국내항공(2.8%), 택배(1.4%), 호텔(1.3%) 분야는 고객만족도 수준이 2% 안팎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분야는 공통적으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변화하는 고객 욕구를 세밀히 파악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할인 정책을 시도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증권업 고객만족도 대폭 하락
반면 증권(―12.9%)과 맥주(―6.8%), 철도서비스(―6.7%), 병원서비스(―6.5%), 패스트푸드(―5.8%), 베이커리(―5.6%), 세무행정(―5.3%), 지하철(―4.5%), 주유소(―4.3%) 부문은 고객만족도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맥주는 보리와 국제 유가가 오름에 따라 국내 맥주 값이 올랐고, 경기 불황에 따라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수입 맥주의 보급으로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진 점 등이 만족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보인다.
병원은 경기 침체의 여파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점, 지하철은 잦은 고장과 긴 대기시간으로 고객들의 체감 만족도가 개선되지 않은 점, 주유소는 국제 유가 사상 최고치 경신에 따라 가격이 크게 오른 점 등이 만족도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편 아파트, 포털 검색서비스, 소주, 백화점, 국제항공, 레저용 차량(RV), 음료, 국제전화, 웹보드게임, 이동전화단말기, 은행,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신용카드, 종합대학 등은 고객만족도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 국가고객만족도(NCSI·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
국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는 국내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직접 사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 만족 수준을 평가한 정도를 한국생산성본부가 모델링에 근거해 측정, 계량화한 지표. 최소 측정 단위는 개별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또는 제품군이며 측정 결과는 개별 기업, 산업, 경제부문, 국가 단위로 발표된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우수기업 살펴보니… 아시아나 - SKT 등 11년 연속 부문별 1위
전체 조사 대상 기관 중 1위를 차지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특급호텔이라는 이미지와 가격에 걸맞게 직원들의 질적 서비스 향상이 이뤄졌고, 시설도 개선됐다고 한국생산성본부는 분석했다.
‘섬세한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는 외국인 고객의 안락한 휴식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베개를 마련한 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알레르기 방지 베개와 옥 베개 등 10가지, 인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5가지 종류의 베개를 준비해 놓았다.
한편 아시아나항공(국내선), 싱가포르항공(국제선), SK텔레콤, 삼성전자(이동전화단말기), 삼성물산(아파트), 한국야쿠르트, 진로, 샤넬 등 8개 기업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1년 연속 각 산업 부문별 1위를 지켰다.
아시아나항공은 고객을 회사로 초대해 서비스 현장을 보여주고 의견을 청취하는 행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싱가포르항공은 한국 고객의 편의를 위해 외국계 항공사 중 가장 많은 한국인 승무원을 채용했다고 한국생산성본부는 밝혔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경쟁사에 비해서는 고객만족도가 높아 1위 자리를 지키긴 했으나 만족도 점수는 최근 들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산성본부는 SK텔레콤에 대해 2005년 이후 고객만족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시민단체 등이 휴대전화요금의 적정성에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이동전화단말기 부문에서 경쟁 기업 제품과 품질 격차가 줄고 있는 가운데 ‘컬러재킷폰’과 ‘미니스커트폰’ 이후 눈에 띄는 신제품이 없다고 분석했다. 시장을 독자적으로 선도하지 못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