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생명 사옥 2400억에 팔렸다

  • 입력 2009년 1월 7일 02시 59분


부동산투자회사가 인수… 금호측 “재무건전성 확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금호생명 사옥(금호아시아나 1관·사진)을 2400억 원에 매각했다고 6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금호그룹의 신관이 완공된 지난해 8월까지 그룹 본사로 사용됐던 이 건물은 제이알자산관리가 세운 부동산 투자회사가 인수했다.

제이알자산관리는 현대산업개발 이방주 고문과 부동산투자자문사인 저스트알 김관영 대표 등이 지난해 말 설립한 부동산 투자 전문회사다. 우리투자증권과 한양증권, 미국과 일본의 부동산 회사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이번 매각대금은 금호생명으로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치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금호생명 매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호그룹은 지난해 9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호생명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호그룹은 당초 금호생명 상장(上場)에 맞춰 일부 지분만 팔아 경영권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지분을 모두 넘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대우증권 이응주 연구위원은 “이번 사옥 매각은 금호 측의 자금사정을 푸는 첫 단추로 긍정적 의미가 있다”며 “다만 올해 안으로 해소해야 하는 대우건설 ‘풋백 옵션’(금융자산을 약정된 기일이나 가격에 매각자에게 되팔 수 있는 권리)이 4조 원에 육박해 금호생명 지분과 SOC 자산 등 유휴 자산에 대한 추가매각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자금 확보 차원에서 그룹 내 일부 계열사에 대한 감자 조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2000년 준공된 금호생명 사옥은 현재 금호생명과 대우건설이 입주해 있으며 매각 이후에도 계속 임차해 사용할 계획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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