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금호생명 사옥(금호아시아나 1관·사진)을 2400억 원에 매각했다고 6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금호그룹의 신관이 완공된 지난해 8월까지 그룹 본사로 사용됐던 이 건물은 제이알자산관리가 세운 부동산 투자회사가 인수했다.
제이알자산관리는 현대산업개발 이방주 고문과 부동산투자자문사인 저스트알 김관영 대표 등이 지난해 말 설립한 부동산 투자 전문회사다. 우리투자증권과 한양증권, 미국과 일본의 부동산 회사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이번 매각대금은 금호생명으로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치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금호생명 매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호그룹은 지난해 9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호생명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호그룹은 당초 금호생명 상장(上場)에 맞춰 일부 지분만 팔아 경영권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지분을 모두 넘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대우증권 이응주 연구위원은 “이번 사옥 매각은 금호 측의 자금사정을 푸는 첫 단추로 긍정적 의미가 있다”며 “다만 올해 안으로 해소해야 하는 대우건설 ‘풋백 옵션’(금융자산을 약정된 기일이나 가격에 매각자에게 되팔 수 있는 권리)이 4조 원에 육박해 금호생명 지분과 SOC 자산 등 유휴 자산에 대한 추가매각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자금 확보 차원에서 그룹 내 일부 계열사에 대한 감자 조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2000년 준공된 금호생명 사옥은 현재 금호생명과 대우건설이 입주해 있으며 매각 이후에도 계속 임차해 사용할 계획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