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월 7일 동아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올해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깊은 경기침체로 그 어느 때보다 가계에서 재테크 계획을 세우기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김현수 앵커) 경제부 유재동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올해 각 가정에서는 투자 설계를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유재동) 네, 동아일보 취재팀은 국내 은행과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프라이빗 뱅커, 즉 PB 50명에게 올해 가계의 재테크 전망과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한 마디로, 올해는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잘 아는 안전한 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라는 겁니다. 통계를 내봤더니, 은행 예금이나 적금, 머니마켓펀드, 즉 MMF와 같은 단기금융상품, 그리고 채권처럼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절반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들이 추천하는 펀드들도 지난해 금융위기 상황에서 선방한 펀드들, 그리고 투자 손실이 좀처럼 나지 않는 펀드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펀드 투자로 기대할 만한 적정 수익률을 물었더니 절반에 가까운 전문가들이 연 10에서 15%, 심지어 시중은행의 적금 금리 수준인 5~10%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박 앵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곳에만 투자한다면 자산을 불리기는 어려워지는 것 아닙니까?
(유) 맞습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위험 관리를 하면서도 투자 자체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치가 많이 하락했는데요, 이런 저평가된 자산에 투자할 절호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전문가들은 공격형 투자에 속하는 주식 직접투자를 올해도 권하겠느냐는 질문에 절반이상인 52%가 '권한다'고 답했지만 '별로 권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0%에 그쳤습니다. 요즘처럼 금리가 낮은 시대가 올해도 계속된다면 예금이나 채권에만 집중해서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지 못한다는 뜻이죠. 즉, 나중에 기회가 올 때를 대비해서 일정액의 현금이나 여유 자산을 미리 확보해 놓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 앵커)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정말 어려울 것 같은데, 이런 위기상황에 가계에서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유) 위기상황에서는 우선 살아남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기업과 마찬가지로 가계도 나름대로 위기관리를 해야겠죠. 다시 말해서 가장의 실직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도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개월 내지 6개월 동안의 생활비는 비상금으로 확보해놓는다든지, 또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떤 펀드나 보험을 해약해 자금을 마련할지를 미리 정해놓는 것 같은 철저한 준비성이 필요합니다. 또 빚이 많은 가정이라면 한 해의 부채 상환 계획을 세워놓고 대출 이자가 급격히 상승할 때의 대처 방안도 찾아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가계 경제에 큰 문제가 닥쳤을 때는 혼자 끙끙 앓지 말고, 가족 전체가 나서서 바람직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들도 있었습니다.
(박 앵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엔 고액자산가, 그러니까 부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관심사 아닙니까?
(유) 그렇습니다. 베스트셀러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각종 투자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부자들이 어떻게 투자하는지 공부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요즘 부자들이 오히려 재산을 불릴 궁리를 이전보다 더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가격이 크게 떨어진 우량주식이나 골프 회원권, 급매물로 나온 빌딩과 상가를 값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부자들은 외환위기 경험을 통해 '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교훈을 얻은 것 같습니다. 그밖에 부자들은 △필요한 돈은 과감히 쓰지만 소액이라도 무의미하게 쓰지 않고 △항상 '돈 되는 정보'를 얻으려는 태도를 가지며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도 평상심을 유지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박 앵커) 유 기자, 수고했습니다.(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