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불안” 단기 부동자금 200조 육박

  • 입력 2009년 1월 8일 02시 58분


투자처 못찾고 MMF 등에 몰려… “신용회복땐 증시 이끌것”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 운용처로 몰린 자금이 2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등 유동성 공급 정책에도 투자 심리가 냉각돼 시중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자산운용협회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6일 현재 98조1820억 원으로 100조 원에 근접했다. MMF는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해 9월 말 62조 원 규모였지만 11월 말 80조 원, 12월 말 88조 원 등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에 유입된 자금도 이날 현재 39조6411억 원으로 지난해 9월 말의 37조9396억 원보다 늘어났다.

또 한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다른 은행 발행 수표를 제외한 실세 요구불예금은 59조3769억 원으로 금융위기 전인 지난해 8월 말(57조5526억 원)보다 소폭 늘었다. 종금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예탁금도 같은 기간 4조4321억 원에서 5조982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단기 부동자금이 늘어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정부가 유동성 공급에 힘을 쏟았는데도 아직 불안심리가 남아 시장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신용경색이 어느 정도 풀리고 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움직인다면 향후 증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아직 시장이 불확실하니까 일단 대기성 자금에 돈을 넣어놓고 투자 환경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 같다”며 “그러나 향후 유동성 장세가 본격화될 때는 이런 단기자금이 실탄이 돼 증시 상승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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