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딜’ 자원외교 성과
수십조 원대에 이르는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민주공) 사회간접자본(SOC) 공사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길이 열렸다. 콩고민주공에서 나오는 코발트와 구리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8일 콩고민주공 최대 광산재벌인 조지포레스트인터내셔널(GFI)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자원-광물 연계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 체결로 수자원공사는 콩고민주공 남부 카탕카 지역에 2개 댐의 재개발 타당성을 조사하고 댐 건설, 관개 수로 등 물 관련 기술 노하우를 GFI에 제공하기로 했다.
그 대신 GFI 측은 이르면 올해 4월부터 연간 기준으로 코발트 2500∼4000t, 구리 3만∼4만 t을 전략적인 가격에 한국에 장기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코발트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첨단전지 등에 사용되는 희귀금속이다.
GFI는 또 장기적으로 수십조 원대로 예상되는 카탕카 지역의 SOC 공사를 추진하면서 올해 1분기(1∼3월) 총공사비 4억5000만 달러(약 5850억 원)인 1차 공사물량의 50%를 한국 기업에 배분하는 내용도 약속했다.
두 회사는 협약한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한국에서 콩고민주공의 광물을 수입할 합작회사를 다음 달 말경 서울에 설립할 예정이다.
협약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양사는 향후 콩고민주공 전력사업, 시멘트 생산, 건설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 정부는 올해 민간기업과 함께 지난해보다 22.8% 늘어난 70억 달러를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할 정도로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협약은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코발트와 구리의 장기적인 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 고위 간부는 “수자원공사와 GFI의 협약 내용은 과거 이라크 및 나이지리아와 맺었던 ‘패키지 딜’과 비슷하다”며 “자원 부국이 대체로 사회기반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에 SOC를 건설하고 자원을 확보하는 방식은 올해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GFI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아프리카, 유럽 등지의 천연자원 거래를 주된 사업으로 한다. 1922년 콩고민주공에 지사를 설립했고 현재 콩고민주공 최대 코발트 및 구리 광산인 ‘카탕카 광산’을 소유하고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