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댐건설 노하우 주고 코발트-구리 받는다

  • 입력 2009년 1월 9일 02시 58분


수자원公, 콩고민주공화국 광산재벌과 수십조원 SOC공사 협약 체결

‘패키지 딜’ 자원외교 성과

수십조 원대에 이르는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민주공) 사회간접자본(SOC) 공사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길이 열렸다. 콩고민주공에서 나오는 코발트와 구리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8일 콩고민주공 최대 광산재벌인 조지포레스트인터내셔널(GFI)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자원-광물 연계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 체결로 수자원공사는 콩고민주공 남부 카탕카 지역에 2개 댐의 재개발 타당성을 조사하고 댐 건설, 관개 수로 등 물 관련 기술 노하우를 GFI에 제공하기로 했다.

그 대신 GFI 측은 이르면 올해 4월부터 연간 기준으로 코발트 2500∼4000t, 구리 3만∼4만 t을 전략적인 가격에 한국에 장기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코발트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첨단전지 등에 사용되는 희귀금속이다.

GFI는 또 장기적으로 수십조 원대로 예상되는 카탕카 지역의 SOC 공사를 추진하면서 올해 1분기(1∼3월) 총공사비 4억5000만 달러(약 5850억 원)인 1차 공사물량의 50%를 한국 기업에 배분하는 내용도 약속했다.

두 회사는 협약한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한국에서 콩고민주공의 광물을 수입할 합작회사를 다음 달 말경 서울에 설립할 예정이다.

협약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양사는 향후 콩고민주공 전력사업, 시멘트 생산, 건설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 정부는 올해 민간기업과 함께 지난해보다 22.8% 늘어난 70억 달러를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할 정도로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협약은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코발트와 구리의 장기적인 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 고위 간부는 “수자원공사와 GFI의 협약 내용은 과거 이라크 및 나이지리아와 맺었던 ‘패키지 딜’과 비슷하다”며 “자원 부국이 대체로 사회기반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에 SOC를 건설하고 자원을 확보하는 방식은 올해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GFI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아프리카, 유럽 등지의 천연자원 거래를 주된 사업으로 한다. 1922년 콩고민주공에 지사를 설립했고 현재 콩고민주공 최대 코발트 및 구리 광산인 ‘카탕카 광산’을 소유하고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