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그동안 ‘미네르바’라는 ID로 금융위기와 관련된 100여편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으나 실제로 경제학을 공부했거나 외국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는 평범한 전문대 졸업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 씨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전문대에서 경제학이나 경영학과는 관련 없는 전공을 했다. 현재 특별한 직업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에서 박 씨는 “내가 미네르바의 이름으로 올린 글 100여건 전부를 작성했다. 책을 읽으며 경제학을 독학했고, 학위를 받거나 한 것은 아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르바’는 지난해 미국 주요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환율 급등, 주가급락을 예견하는 글을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올리고, 이 중 일부 내용이 현실화되면서 네티즌들의 집중 관심을 받으며 주목을 얻기 시작했다.
증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듯한 해박한 전문 지식에 날카로운 분석이 하나 둘씩 착착 맞아 떨어지면서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고,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 게시된 글은 중간 중간 욕설이 섞이고 비문이 많은 점 등 이전 미네르바가 올린 글과는 차이가 있어 동일인이 작성했는지, 아니면 ‘미네르바’라는 아이디로 여러 명이 글을 올렸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은 조사 중이다.
검찰은 체포 시한인 9일까지 박 씨를 조사한 뒤 혐의가 구체화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