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최저가-보상제 고객 제보받아 결정
MP3등 상품 개발과정에도 개입 적극 유도
하루에 특정 품목 한 가지만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원어데이는 ‘최저가 보장제’를 표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쇼핑몰을 연 뒤 현재까지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며 “소비자가 더 가격이 싼 쇼핑몰을 찾아내 제보하면 가격을 그보다 낮춰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소품종 다량 판매여서 가능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6월부터 미주(美洲) 고객센터를 24시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가 매년 시행하는 ‘고객 방문의 날’ 행사에서 소비자로부터 제안을 받은 사안이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소비자 제안에 따라 기내식 메뉴에 칼로리를 표시했다.
소비자가 가격 결정에 관여하거나, 소비자 제안이 제품 개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웹 2.0’ 방식의 쌍방향 소통이 제품과 서비스를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 쇼핑몰과 소비자의 ‘상호작용’
주로 ‘몸이 가벼운’ 인터넷 쇼핑몰이 적극적이다. 원어데이는 가격 자체를 바꿨지만 다른 쇼핑몰들은 보상해주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숙박예약 사이트 옥션숙박은 최저가격 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숙박을 예약한 소비자가 다른 사이트에서 더 싼 가격의 같은 상품을 발견해 신고하면 그 차액의 5배에 해당하는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인터파크투어의 ‘항공권 최저가 보상제’도 비슷하다. 이 사이트와 동일한 조건에서 다른 최저가 항공권이 발견되면 차액의 3배를 포인트로 준다.
‘신용 보상제’로 소비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기업도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위조품 110% 보상제’를 통해 판매 상품이 위조품으로 판명되면 이 제품을 사간 소비자에게 100% 환불과 결제 대금의 10%를 추가로 보상해준다.
○ 제품, 서비스 개발에 소비자 의견 반영
아시아나항공처럼 서비스는 물론이고 제품 개발에도 소비자의 영향력이 미치는 사례가 있다.
지난해 10월 천보전자가 선보인 MP3플레이어 ‘반디’는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를 개발에 직접 참여시킨 제품이다. 기술 커뮤니티 포털의 ‘얼리어답터’ 등과 함께 제품 개발에 착수해 제품 디자인과 그래픽 인터페이스, 가격, 마케팅 정책 등을 모두 소비자와 공동으로 결정했다.
FnC코오롱의 캐주얼 브랜드 ‘헤드’는 인터넷을 통해 학부모의 의견을 수집하고, 이를 반영한 학생용 가방을 최근 내놓았다. 기존 가방보다 세탁을 쉽게 할 수 있는 등 학부모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코오롱스포츠 홈페이지의 ‘포토트레킹 배낭 연구소’라는 게시판을 통해 소비자 119명의 의견을 수렴한 카메라 배낭 ‘포토트레킹 2.0’을 출시하기도 했다.
CJ홈쇼핑의 ‘그녀들의 수다’는 이런 추세를 반영한 홈쇼핑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중간에 ‘주부 특공대’가 패널로 출연해 제품을 써본 느낌을 수다로 풀어낸다.
CJ홈쇼핑 측은 “같은 제품이라도 이 프로그램에 소개될 때 매출이 더 많다”며 “특히 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보정 속옷 ‘오모떼 보디셰이퍼’는 ‘어깨 끈이 다소 헐겁다’는 주부 특공대의 의견을 반영해 제품을 개선한 결과 반품 요청이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