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 좋은 주거지를 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인터넷의 발달로 먼 곳의 정보를 얻기가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이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매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다. 먼 곳으로 이사할 때 주변 환경의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이 있던 곳에 계속 있길 원하는 일종의 ‘거주 관성’은 구매력이 높은 중장년층으로 갈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물론 현재 사는 지역에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인근에서 좋은 주택을 찾아보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긴 하다.
새로운 주거지로 이주할 때는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첫인상이 좋아 집을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전에 부동산 정보를 많이 수집할 수 있고 그 지역을 잘 아는 지인이나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 지역의 성장 가능성이나 주택의 실질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등은 충분히 시간을 두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알을 깨고 나온 거위가 최초로 본 사물에 애착을 갖고 그 대상을 어미로 간주해 따라다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경제적 의사 결정을 내릴 때도 나타난다. 한 번 적응된 것에 익숙해져 계속 이를 고집하는 것이다.
집을 살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주택가격이 싼 지역에서 비싼 지역으로 옮길 때 종전의 싼 가격에 적응돼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집을 사는 것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값이 비싼 지역에서 싼 지역으로 이사할 때는 부담을 덜 갖고 쉽게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멀리 이주할 때는 집값이 적당해도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결정을 못하거나 반대로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급하게 사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곧바로 집을 사지 말고 해당 지역에 임차로 1, 2년 살아본 뒤 집을 구입하면 좋다.
이상영 부동산114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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