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온누리에어는 지난해 4차례에 걸쳐 사업목적을 바꿨다. 사업 재정비 및 다각화, 영역 확대 등이 이유였다. 이 회사는 또 지난 1년간 최대 주주가 4번 바뀌었고, 2005년부터 지금까지 회사 이름은 4차례 변경됐다. 불과 몇 년 사이에 회사의 이름, 주인, 성격이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된 셈이다.
영상 음향기기 제조업체인 삼협글로벌은 최근 1년간 최대 주주가 무려 10차례나 바뀌는 진기록을 세웠다. 시가총액 규모가 작고 최대 주주의 지분이 10%에 못 미치다 보니 주인이 쉽게 교체된 것이다.
12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최대 주주가 바뀐 기업은 총 242개사로 전체 상장기업(1035개)의 23.4%나 됐다. 회사 4곳 중 1곳의 주인이 바뀐 셈. 이는 코스피 시장의 최대주주 교체 비율(10.9%)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증권선물거래소 측은 “이들 242개 기업에 대해 ‘시장 감시’를 한 결과 64개사(26.4%)에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어 정밀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 중 사업 목적도 함께 바꾼 회사가 176개(72.7%)나 됐다.
컴퓨터프로그래밍 업체인 한와이어리스는 1999년 설립 이후 5차례나 기업 이름이 바뀌었고, 서비스업체 메카포럼도 2005년부터 4번이나 이름을 바꿨다. 헤쎄나(5회), 클라스타(4회) 등도 상호변경이 잦았던 회사들.
1년간 최대 주주가 가장 많이 바뀐 기업은 삼협글로벌이었으며 테이크시스템(5회) 카라반케이디이(〃), 사라콤(4회) 쏠라엔텍(〃) 등이 뒤를 이었다.
대개 상장기업의 이름이나 최대주주가 바뀌면 해당 기업의 주가는 오른다. 기업이 이미지 쇄신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무늬만 달라졌을 뿐 기업의 재무상황이나 기초 체력은 그대로인 경우가 적지 않다. 주인이 자주 바뀐다는 것은 무엇보다 경영권이 불안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반복적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는 기업에 투자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이들 기업을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