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보린-펜잘 ‘두통약 전쟁’ 누가 유리할까

  • 입력 2009년 1월 19일 02시 58분


IPA 유해성 두고 공방… 식약청 심의결과 오늘 발표

제약업계가 새해 초 두통약 1위 게보린(삼진제약)과 3위 펜잘(종근당)의 ‘두통약 전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제기된 두통약 성분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의 유해성 논란과 펜잘의 마케팅 공세가 갈등의 원인이다.

이들 ‘두통약 전쟁’의 승패는 19일 발표되는 식품의약품안전청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에서 1차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청은 심의 결과를 참조해 이달 안에 IPA 유해 논란의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지난해 10월 식약청이 IPA 성분의 유해성을 조사해 달라는 요청서를 발표했다.

당시 건약은 “IPA가 의식장애와 혼수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이들 성분이 시판되지 않는 만큼 국내에서도 위험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청이 지난해 12월 “사용 제한 조치를 취할 만큼 IPA에 위험한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부 조사 결과를 즉각 발표했지만 위험성 시비는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펜잘이 식약청 발표 직후 기존 제품을 리콜하고 IPA 성분을 포함하지 않은 신제품을 내놓자 IPA 위험성 논란은 기업 간 다툼으로 커졌다.

생산업체인 종근당은 당시 “펜잘의 안전성에는 문제없다”면서도 “최근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IPA를 빼고 더욱 안전한 에텐자미드 성분을 추가했다”고 강조했다.

업계 1위 제품인 게보린을 생산하는 삼진제약은 이에 크게 반발했다. 게보린은 아직 IPA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부작용이 없는 약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30년 동안 6건의 부작용만 보고된 IPA는 안전한 성분”이라며 “종근당이 이번 논란을 마케팅 기회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종근당 측은 “‘펜잘 리콜’이 마케팅 차원에서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며 “유해성 논란이 일어났을 때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게보린은 1985년 이후 국내 진통제 시장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며 “펜잘이 이번 논란에서 공격적으로 나온 이상 IPA 유해성에 대한 최종 결과가 두 제품의 판매 순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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