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나, 조종사도 무급휴직 검토

  • 입력 2009년 1월 19일 02시 58분


여객수송량 감소따라 11년만에… 노조 “일방적 실시 안돼”

글로벌 경제위기로 아시아나항공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일반직에 이어 조종사를 대상으로 ‘무급휴직’ 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여객수송량이 5년 만에 감소세를 보이고 운항 횟수가 줄어드는 등 경기불황으로 항공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이달 초 조종사들에 대한 무급휴직 실시 여부를 회사 측에 문의한 결과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조만간 회사 측에 구체적인 방침을 밝힐 것을 재차 요구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조종사 무급휴직에 대한 결론이나 구체적인 실시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유가 급등으로 경영 악화가 본격화된 지난해 6월부터 조종사를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최장 6개월까지 무급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 ‘희망휴직제’를 시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998년 조종사를 포함한 직원 630여 명에 대해 길게는 1년간 무급휴직을 단행해 이듬해 전원 복직시킨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외국인 조종사들에 대한 구조조정 없이 일방적인 무급휴직 실시를 받아들일 순 없다”며 “상황에 따라 회사 내 일반직 노조와 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항공업계의 불황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어서다.

18일 인천공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여객수송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1135만 명(―1.7%), 760만 명(―1.1%)으로 200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달 여객수송량은 대한항공 89만5000명(―5.8%), 아시아나항공 56만8000명(―10.8%)으로 조사돼 갈수록 감소 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운항 횟수는 대한항공 5878회, 아시아나항공 4240회로 전달보다 각각 1.2%,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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