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매출 10조 도약… 내년 中 톈진점 오픈
롯데쇼핑이 올해로 창사 30돌을 맞는다.
1979년 12월 서울 중구 소공동에 문을 연 ‘롯데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본점)는 1년 만에 45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후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도 거느리게 된 롯데쇼핑은 연간 매출이 10조 원을 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롯데쇼핑을 이끌고 있는 이철우(사진) 대표이사 사장을 최근 만났다. 1976년 롯데쇼핑센터 설립 멤버로 롯데그룹에 입사한 이 사장은 1998년 롯데리아 대표를 잠시 맡은 것 외에는 대부분 롯데쇼핑에서 일한 정통 ‘유통맨’. 최근에는 ‘롯데쇼핑 30년 사사(社史)’를 발간하기도 했다.
○국내 유통업계의 산실, 롯데쇼핑
이 사장은 롯데가 처음 백화점을 열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다른 백화점보다 규모가 3배 이상 커 재래시장을 잠식한다는 반대 여론이 많았죠. 당시 외국인 투자회사(롯데)의 백화점 신설은 서울 4대문 안 도심에선 규제됐기 때문에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백화점이란 이름을 포기하고 ‘쇼핑센터’란 이름을 고안해 냈습니다. 지금의 롯데백화점이란 이름은 1988년에나 얻게 됐죠.”
일본에서의 사업 성공을 기반으로 1967년 모국 투자를 본격화한 신 회장은 옛 반도호텔 자리에 호텔 롯데(1973년)를 세우고 옛 국립도서관과 산업은행 자리에 롯데백화점을 지었다.
문을 열 당시 입점한 국내 여성복 브랜드 ‘이원재(원재패션)’와 ‘마담포라’는 큰 인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원재’는 지난해 11월 최종 부도 처리돼 이 사장의 안타까움이 컸다.
○“시민들이 마음껏 즐기는 장소 만들것”
이 사장의 집무실에는 허영만 화백이 그려줬다는 캐리커처가 액자에 담겨 놓여 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왼손엔 태극기를 들고 있는 캐리커처 속 이 사장은 왼발로는 한국 지도를 밟고 오른발로는 중국을 향하고 있다.
이 사장은 “그동안 ‘굼튼튼하게’(‘다져가며 탄탄하게’란 뜻) 국내에서 성장해 온 롯데쇼핑은 이제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고 했다.
2007년과 2008년 각각 합작 형태로 러시아 모스크바와 중국 베이징(北京)에 점포를 낸 롯데백화점은 2010년엔 단독 법인 형태로 중국 톈진(天津)점도 연다.
이 사장은 “30년 전 롯데쇼핑 설립은 제조업 중심이던 국내에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며 “시민들이 언제든 와서 마음껏 즐기는 장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