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효과에 주목하라.’
주식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업계 1등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불황이 이어지면 결국 경쟁 업체들이 사라지고 업계의 1등 기업만이 생존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1등 기업을 선택할 때는 △시장 점유율 △원가 경쟁력 △재무구조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회사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가령 삼성전자와 포스코는 세계 D램 반도체와 철광석 시장에서 1, 2등을 점유하고 있다. 또 다른 기업에 비해 원가절감 능력이 뛰어나 가격 경쟁력이 있다. 현금 보유량도 여타 경쟁 기업보다 많아 구조조정 시기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
현대자동차 역시 세계 1등 기업은 아니지만 국내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자동차 업계의 몰락과 엔고에 따른 일본 자동차 기업의 수출 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 △SK텔레콤 △KT&G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1등 종목이다.
신영증권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다시 살아나는 시점이 되면 수요가 늘면서 이들 독점기업의 수익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1등 기업 위주로 된 펀드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외환위기 당시 주가가 폭락한 농심과 신세계의 사례를 보면 설득력이 있다.
1997년 12월 외환위기 당시 농심의 주가는 2만8400원으로 같은 해 3월 대비 48.8% 하락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후에는 이전 가격 대비 6.8배 상승한 19만4500원까지 올랐다. 신세계의 상승 폭은 더욱 놀랍다. 외환위기 저점 대비 10년 후 주가는 무려 67.7배나 오른 69만2000원까지 상승했다.
농심과 신세계의 주가가 급등한 비결은 외환위기를 기회로 기업의 펀더멘털을 더욱 강화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으로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농심은 영업활동을 강화해 국내 라면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신세계도 낮은 가격에 요지의 땅을 사들여 훗날 대형할인점인 이마트 확장의 토대를 닦았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1등 기업이라고 해도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여유자금으로 최소 1년 이상의 긴 호흡을 갖고 투자에 나서는 1등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