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영향 미국 어린이 6세때 ‘소비자 행동’
재취업 늘어 은퇴개념 변해… 독신가구 증가
‘유럽은 지고 아시아가 뜬다.’
‘사생활을 지키기가 어려워진다.’
‘소비자의 천국이 온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미래사회의 모습에 대한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유엔 산하 ‘밀레니엄 프로젝트’, 세계미래학회 등 해외 기관들이 10∼20년 뒤의 세계에 대해 발표한 분석을 바탕으로 20일 ‘해외 미래예측기관이 본 10년 후 세상’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우선 2025년경의 세계 경제구도에 대해 세계의 부와 경제적 영향력이 서구 국가에서 아시아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국가보다는 기업과 종교, 문화, 비정부단체 등의 조직과 개인의 영향력이 점점 증가해 ‘글로벌 다극 체제’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중국과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모든 국가의 GDP를 합한 것보다 커진다.
반면 유럽과 일본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보고서는 미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가장 힘있는 나라이기는 하겠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여러 주요국 가운데 하나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10∼20년간 개인생활은 질적으로 극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지키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이 보고서는 내다봤다. 인터넷에 올린 글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테러와 범죄의 위협이 증가하면서 감시 시스템이 강화되는 것도 사생활이 위협받게 되는 한 요인이다. 영국의 경우 현재 4200만 개의 감시카메라가 거리와 빌딩, 학교, 쇼핑센터 등에 설치돼 있고, 영국인은 하루 평균 300회 정도 감시카메라에 노출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제품 비교가 확산되고, 소비자권익 보호기관이 늘면서 ‘소비자 중심주의’는 더욱 강해진다.
이 보고서는 “광고의 영향으로 미국의 어린이들은 2, 3세에 브랜드를 인지하는 수준에 이르고, 6세 정도가 되면 소비자로서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구 고령화로 은퇴 후 재취업이나 은퇴 연기가 흔해지면서 은퇴에 대해서는 기존의 개념 자체가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맞물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보고서는 독신 가구가 증가하는 한편 동성(同性) 결혼이 합법화되고, 3대가 함께 사는 다세대 가정이 늘어나는 등 가족 형태가 지금보다 다양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