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내항 재개발’ 市-정부-시민단체 ‘동상이몽’

  • 입력 2009년 1월 21일 07시 04분


4월로 예정된 국토해양부의 인천항 재개발 기본구상 용역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인천시가 송도 신항 건설과 내항 재개발 사업을 연계해 추진하려 하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대우건설, 국민은행, 크레타개발공사 등 17개 업체로 구성된 ‘인천 내항 재개발 컨소시엄’과 14조 원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고, 국토부와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반면 항만업계와 시민단체는 “정부 자산인 인천항에 대해 자체적으로 재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은 월권행위이며, 개발 과욕이 부른 밀실행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 인천항 재개발 가능한가

2007년 인천항 주변에 사는 주민 7만2000명은 “인천항에서 발생하는 고철 분진 등으로 오랫동안 피해를 보았다”며 항만 일부분을 친수공간으로 조성해달라고 국회에 청원했다.

국토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해 6월부터 인천항 재개발 사업 타당성을 위한 용역을 시작했고, 올해 4월에 결과를 내놓는다.

정부는 전국 10개 항만을 재개발하기로 했고, 이 중 첫 사업으로 부산북항을 2026년까지 세계적인 미항(美港)으로 탈바꿈시키려 하고 있다.

이 용역 결과에 따라 인천항도 항만 재개발 대상 지역에 포함될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정부 외 지방자치단체, 민간업체가 인천항 재개발 사업 시행자로 나설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인천 내항을 시민친수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정부도 내항 8개 부두 가운데 1, 6, 7, 8부두에 쇼핑몰, 해양레저기지,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인천항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개발 논의 시기는 송도 신항과 북항, 남항 개발 사업이 어느 정도 완료된 2020년 이후로 못 박은 상태다.

그러나 인천시는 내항 재개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송도 신항 확충 사업을 조기에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 인천시 개발계획 논란

시는 인천 내항의 부분 개발이 아닌 전면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시는 “인천 내항이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기 때문에 신항만을 조기에 건설해 동북아 거점항구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항 시설을 송도 신항으로 이전시키면서 내항 전체를 ‘해양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또 “신항 건설과 내항 재개발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22조 원이며 8만400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두 사업을 조기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시는 이를 위해 인천 내항 재개발계획을 2010년의 국가항만기본계획에 반영시키는 한편 인천항 7부두 주변 산업단지를 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도시기본계획변경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항만재개발과 정하윤 사무관은 “인천시의 항만 재개발 계획은 너무 발 빠른 측면이 있다”며 “인천항 개발이 타당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환경성 검토와 함께 내항 전체 개발 계획안을 마련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시가 인천항 관리기관과 아무런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특정 업체와 투자양해각서를 비공개로 체결해 특혜 의혹이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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