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적화물은 2개월째 증가 ‘위기속 기회’ 청신호
글로벌 경제위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수출입 물동량의 최전선인 부산항도 위기에 직면했다.
21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부산항에서 처리한 수출 화물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기준 27만954개로 2007년 12월 처리량(32만927개)에 비해 15.6%, 전월 대비 4.3% 각각 줄었다. 수입화물도 27만195개를 처리하는 데 그쳐 2007년 12월 처리량(34만7091개)에 비해 22.2%, 전월 대비 7.2% 각각 감소했다. 수출입화물 전체로는 2007년 12월 물동량에 비해 19%, 전월 대비 5.8% 각각 줄었다.
지난해 5월 화물연대 파업 때(1.4% 감소)를 제외하고 증가세를 유지하던 부산항의 수출입화물은 경제위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11월 처음으로 9.6% 줄어들었다. 부산항의 수출입화물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부산항 물동량 통계가 시작된 1995년 이래 처음이다.
그나마 ‘위기 속 기회’를 노리는 부산항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은 환적화물 증가세다.
지난해 12월 부산항에서 처리한 환적화물은 45만2102개로 2007년 12월 환적화물(44만9848개)에 비해 0.5% 늘었다. 환적화물은 지난해 11월에도 전월에 비해 1.5% 증가했다.
환적화물 증가는 APL과 MOL, NYK, OOCL, 현대상선 등 국내외 대형 선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중국 톈진(天津)이나 다롄(大連)까지 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직접 기항시키지 않고 화물을 부산에서 내린 뒤 다른 배로 옮겨 운송하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항의 지난해 전체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은 1342만5791개로 2007년에 비해 1.2% 늘어났으나 이는 역대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치 가운데 최저다.
BPA 관계자는 “경제 불황 여파로 수출입 화물이 크게 줄긴 했지만 환적화물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환적화물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부산의 무역수지도 적자를 기록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은 지난해 부산의 수출실적은 128억5900만 달러, 수입실적은 150억3700만 달러를 기록해 수입이 수출보다 21억9600만 달러 더 많았다고 21일 밝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