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윈도]홈쇼핑서 사라진 허풍 ‘주문 폭주 - 매진 임박’

입력 2009년 1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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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의사들이 쓰는 성분과 동일한 제품입니다.”

“시중에서 이 정도면 10만 원 이상은 줘야죠.”

요즘 TV 홈쇼핑에서 이런 표현 들어보셨나요?

‘과장 광고’ ‘과소비 촉진’ 등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하던 홈쇼핑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광고심의규정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련 조항에 따라 과장 및 허위 사실에 대한 규제가 철저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표현은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거나 가격 근거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홈쇼핑 방송에선 사용할 수 없습니다.

‘홈쇼핑’ 하면 흔히 떠오르는 ‘주문 쇄도’ ‘주문 폭주’ ‘매진 임박’ 등의 표현도 방송 전후로 사실 여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칩니다. ‘처음’ ‘마지막’ ‘단 한 번’ 등 충동구매를 유도하거나 안전과 관련해 ‘완전’ ‘완벽’ ‘전혀’ 등의 표현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특히 화장품은 심의가 가장 까다로운 제품 중 하나입니다. 자외선 차단제와 같은 기능성 제품도 ‘자외선 차단이 완벽하게 가능하다’라는 표현 대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가 방송에서 적합한 표현 수위라고 합니다.

홈쇼핑 업체들도 바뀐 심의 규정에 따라 자체 개선작업에 나섰습니다.

대형 홈쇼핑 업체들은 ‘방송심의 모니터’ 담당자가 실시간으로 방송에 대한 자체 심의를 하기도 합니다. 모니터링 담당자들은 방송 하루이틀 전 미리 대본과 사전 제작물을 검토하고 지적사항을 담당 상품기획자(MD)와 프로듀서(PD) 및 쇼호스트에게 전달합니다. 주말 휴일 관계없이 하루 20시간씩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모든 방송은 실시간으로 검사하고요.

롯데홈쇼핑 방송심의팀 서석봉 팀장은 “이전에 비해 시청자의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자극적 표현이 많이 줄었다”며 “패널로 나오는 연예인들이 말실수를 할 경우 전문 쇼호스트가 그 자리에서 즉시 정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홈쇼핑은 24시간 광고 방송이기 때문에 방송 내용은 물론이고 출연자들의 코멘트 하나하나 꼼꼼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들이 이성적인 판단으로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홈쇼핑 업체들의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