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 작년 4분기 실적 악화 예상

  • 입력 2009년 1월 29일 02시 58분


건설-조선사 구조조정 따른 대손충당금 1조7800억 추정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은행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건설과 조선 등 16개 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크게 늘어나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 2일 신한지주를 시작으로 KB금융(11일), 우리금융(12일 또는 13일), 하나금융 등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늘어나 은행권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12개 건설사와 4개 조선사에 대한 1차 구조조정으로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건설사 1조2100억 원, 조선사 5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1.5%대로 잠정 추산되고 있는데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반영하면 BIS 비율이 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도 “기업 구조조정 결과가 반영되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은행의 지급준비금에 주기로 한 이자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부실채권정리기금 배당금 등 7000억 원의 일시적인 수익이 발생해 큰 폭의 적자를 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실장은 “국내 은행권은 지난해 4분기에 간신히 당기순이익을 내거나 2003년 말 이후 분기별로는 처음으로 소폭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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