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시장 달아오른다

  • 입력 2009년 1월 29일 02시 58분


국제회계기준 2011년 의무화 앞두고 ‘시스템 구축’ 수주전 치열

시장규모 5000억 원 다른 업종으로 확대

지난해 1월 김인(현 삼성SDS 사장 겸 삼성네트웍스 사장) 삼성SDS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새해 첫 월요편지에서 “금융 정보기술(IT)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올해 SK C&C 신임 대표로 부임한 김신배 부회장도 금융부문 사업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IT업계가 금융권 시장에 얼마나 군침을 삼키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2011년부터 금융권을 시작으로 상장사에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이 단계적으로 의무화되는 것을 앞두고 IT업체들의 시장 쟁탈전이 뜨겁다.

○ 제1막… 일단락된 대형은행 사업

28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SK C&C가 330억 원 상당의 우리금융그룹 IFRS 시스템 구축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7개 대형은행에 대한 수주전이 일단락됐다.

금융권 IFRS 시장 규모는 4000억∼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SK C&C는 이미 지난해 한국IBM과 컨소시엄을 이뤄 국민은행과 하나금융그룹 IFRS 사업을 각각 350억 원, 100억 원에 수주했다. 2011년 IFRS 의무도입 대상인 7개 대형은행 중 3개를 차지한 셈이다.

지난해 산업은행과 부산은행 IFRS 컨설팅 사업을 수행한 삼성SDS는 이달 초 산업은행 시스템 구축 본사업(230억 원 상당)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LG CNS는 지난해 11월 신한은행 사업을 중소기업인 티맥스소프트에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외환은행과의 계약에 성공함으로써 체면을 세웠다.

○ 제2막… 지방은행과 2금융권 시작

올해는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 지방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캐피털사 등 제2금융권까지 IFRS 전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의 승자는 △제조 △유통 △서비스 등 다른 업종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2금융권 ‘빅뱅’에서 한발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LG CNS.

지난해 8, 9월에 각각 착수한 굿모닝신한증권과 신한카드 IFRS 구축 사업을 빠르게 진척시키며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만든 금융신사업팀을 올해 들어 IFRS를 전담하는 ‘금융신사업담당’과 AML(자금세탁방지솔루션)을 맡는 ‘정보계사업팀’으로 세분해 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SK C&C는 지난해 말 단행된 조직개편을 통해 공공·금융사업부문장을 전무에서 사장으로 격상시키고, 공공·금융전략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 이 회사에는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충원한 순수 IFRS 전문 인력이 150여 명에 이른다.

삼성SDS는 2007년부터 운영해 온 30명 규모의 IFRS 관련 전담 조직을 개발조직에 흡수 통합시키는 ‘역(逆)발상’으로 반전을 꾀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초 개발본부와 영업본부를 따로 두다가 최근 업종별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IFRS 전담팀도 자연스럽게 금융업종 담당 조직에 흡수됐다”며 “이는 개발과 영업을 한데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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