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재테크]다주택자 증여 어떻게 稅부담 줄이나

  • 입력 2009년 1월 31일 03시 10분


[Q]다주택자가 증여할 때 부담부 증여가 유리할까?

중과세 완화 2주택자는 부담부증여 유리

서울 강남구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는 김모 씨는 올해 결혼하는 아들에게 한 채를 증여할 계획이다. 증여할 아파트는 7년 전에 3억 원에 구입해 현재 시가로는 6억 원이며, 보증금 2억 원에 전세를 주고 있다. 김 씨는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담부 증여를 고려하고 있다.

부담부 증여란 증여를 받는 사람이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증여받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증여 재산과 함께 채무까지 인수하면 그 채무액은 증여 가액에서 공제되므로 증여세가 줄어들게 된다.

그 대신 증여자는 채무액만큼 유상으로 양도한 것으로 보아 증여자에게 양도세를 부과하게 된다. 부담부 증여는 양도세가 부과되지만 반대로 증여세를 더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절세 방법으로 많이 이용돼왔다.

반면에 다주택자들에게 부담부 증여는 오히려 피해야 할 대상이었다. 다주택자에게 50%, 60%의 세율로 중과세하면서부터 줄어드는 증여세보다 늘어나는 양도세가 더 커서 오히려 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2010년까지 다주택 중과세가 일시적으로 완화(2주택 일반 세율, 3주택 이상 45%)되면서 다주택자들에게도 부담부 증여가 세테크 방법으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씨의 아들이 주택 한 채를 증여받을 때 내야 할 증여세는 약 9990만 원이다.

아들이 보증금 2억 원에 대한 채무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부담부 증여를 받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증여세는 5760만 원이고, 김씨가 내야 할 양도세는 4826만 원으로 가족 전체의 세 부담은 1억586만 원이 돼 일반 증여보다 오히려 세 부담이 596만 원가량 많아진다.

줄어드는 증여세 효과보다 양도세 중과로 인한 부담이 더 커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다주택 중과세가 완화되면서 셈법이 달라진다. 아들의 증여세는 5760만 원으로 달라지지 않지만 김 씨의 양도세가 1978만 원으로 줄어들면서 가족 전체의 세 부담은 7738만 원이 된다. 김 씨가 채무 없이 그대로 증여할 때보다 2252만 원이나 세금이 줄어드는 셈이다.

김 씨가 3주택자라면 결과가 또 달라진다. 3주택자는 중과세가 완화되었더라도 45%라는 결코 낮지 않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부담부 증여가 불리하다. 3주택자인 김 씨가 부담부 증여를 하게 되면 아들은 증여세로 5760만 원을, 김 씨는 양도세로 4343만 원을 내야 하므로 가족 전체의 세 부담은 1억103만 원이 된다. 그대로 증여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세 부담이 더 커진다.

2주택자로 증여를 계획하고 있다면 중과세가 완화되는 2010년까지 부담부 증여를 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

3주택자라면 부담부 증여보다는 일반 증여나 양도를 통해 주택 한 채를 정리하고 2주택자인 상태에서 부담부 증여를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증여 후 5년 이내에 이를 양도하게 되면 절세 효과가 사라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정부의 의지대로 상속증여세율이 앞으로 인하될지 살피면서 증여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최용준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팀 세무사

정리=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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