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대한통운 유상감자 “유동성 확보”

  • 입력 2009년 2월 5일 02시 55분


1조5238억 현금 유입… 대우건설 풋백옵션 실마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 유상감자로 본격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대한통운은 4일 “보통주 1736만4380주를 대상으로 43.22%의 비율로 유상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감자란 기업이 주주들에게 현금을 나눠 주면서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번 유상감자로 대한통운 전체 지분의 75%(대한통운 자사주 24%는 무상 소각)를 보유한 금호그룹은 총 1조5238억 원의 현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그룹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은 대한통운 지분 24%씩을 보유해 각각 7113억 원의 현금을 받게 된다.

지난해 2월 금호그룹이 대한통운을 4조1040억 원에 인수할 때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은 각각 1조3970억 원과 1조6457억 원을 투자했다.

시장에선 대한통운 유상감자가 대우건설 풋백옵션(주식을 약정된 기일이나 가격에 매각자에게 되팔 수 있는 권리) 등 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풀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4일 증권가에선 금호그룹 유동성 호재로 대우건설(9.11%)과 금호산업(5.02%), 금호종금(6.19%) 등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금호그룹은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2000원을 밑돌고 재무적 투자자들이 모두 풋백옵션을 행사하면 4조 원가량의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그룹 측은 지난해 7월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대한통운 유상감자로 1조8000억 원을 확보하는 등 총 4조574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 1월 말까지 끝낼 계획이었던 금호생명 매각협상이 길어지는 등 금호그룹의 유동성 문제는 아직 진행형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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