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랩’은 여러 펀드 하나의 묶음으로 운용
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증권사의 ‘랩어카운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랩어카운트란 ‘싼다’는 뜻의 랩(wrap)과 ‘계좌’라는 의미의 어카운트(account)가 합쳐진 말로 증권사가 일정한 비율의 수수료를 받고 고객에게 적합한 투자전략을 짜서 매매를 대신해주는 금융 상품이다.
이 상품은 과거 고객들이 증권사 직원들에게 매매를 부탁하면서 나타나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2003년께 도입됐다. 증권사 일선 직원의 판단에 따라 임의로 매매하는 구조가 아니라 증권사 조직이 가진 역량이 고객 자산의 운용에 반영되도록 한 것.
랩어카운트가 최근 다시 관심을 끄는 것은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직접 뛰어들기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상품은 개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펀드와 다르다.
펀드 가입자는 분기보고서 등을 통해 운용사가 투자한 주식 종목 등을 알 수 있지만 랩어카운트의 고객은 주식 등이 거래되는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랩어카운트의 투자 대상도 다양하다. 증권사가 내놓은 상품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주식은 물론 채권, 파생상품, 실물자산 등 투자 대상이 다양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다만 개인별 계좌로 투자 시점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다 보니 증권사 간의 상품 수익률 비교가 힘들다.
굿모닝신한증권이 최근 내놓은 랩어카운트 상품 ‘더 랩610전환형’은 운용기간에 목표 수익률(10%)을 달성하면 운용을 종료하고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전환한다. 최저수익률(―10%)까지 떨어지면 손절매를 하고 운용을 종료한다.
수수료는 목표 수익률 달성 시 원금의 1.0%, 목표 수익률에 미달한 경우 0.5%, 중도 해지 시 1.0%를 내야 한다. 원금의 10%까지 손해가 나 손절매를 하게 되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랩어카운트와 비슷한 개념인 ‘펀드랩’이란 상품도 있다. 여러 펀드를 하나의 묶음으로 엮어 운용하는 펀드 간접투자 상품이다. 운용사가 고객을 대신해 펀드의 선택, 투자 비율 및 투자 시기 등을 고려해 투자하기 때문에 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 관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랩어카운트와 랩펀드 등 전문가들이 자산운용을 하는 상품은 개인보다는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안정적일 수 있지만 여러 분야의 자산 가격이 동반하락하게 되면 불가피하게 손실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