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전문가 앞세워 해외개척”

  • 입력 2009년 2월 6일 02시 58분


유통사, 외국인 고문 잇단 영입

코오롱-블랙야크 과감한 투자로 효과 톡톡

지난달 22∼25일(현지 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아웃도어 전시회 ‘OR(Outdoor Retailer)쇼’ 현장.

이곳에 마련된 FnC코오롱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 전시관에서는 미국 아웃도어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아주 익숙한 얼굴 하나가 현장을 누비며 제품 홍보에 열중하고 있었다. 최근 FnC코오롱이 해외마케팅 디렉터로 영입한 조 플레너리 씨였다.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부사장 출신인 그는 이날 전시관을 찾은 대형 바이어들과 면담하고 현지 미디어들의 취재를 도우며 분주히 움직였다.

FnC코오롱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등 해외시장 개척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미국시장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고문을 영입해 큰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불황의 여파로 내수(內需)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외국인 고문을 영입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FnC코오롱은 플레너리 디렉터와 1년 계약을 하고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대해 자문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만 그가 고용한 직원 2명을 포함해 3명에 대한 비용으로 1000만 원가량이 소요됐지만 제값을 했다는 평가다.

FnC코오롱 측은 “플레너리 씨는 노스페이스 마케팅 부사장 임기 동안 4년 만에 매출을 갑절로 늘린 인물”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내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도 최근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브랜드 컨설턴트인 다나베 히데노리(田邊秀則) 씨를 영입했다.

다나베 씨는 블랙야크의 제품과 디자인, 매장 인테리어 등 모든 부분을 글로벌 감각을 가미해 새롭게 변신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위축되고 고환율(원화가치 하락)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해외 비즈니스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며 “불황일수록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해외 전문가 유치에 과감히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높은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해외 전문가 영입에 나서고 있다.

에뛰드는 지난달 일본 메이크업아티스트이자 방송인인 잇코 씨를 브랜드 홍보 모델로 선정했다.

에뛰드 관계자는 “최근 고환율에 따라 국내를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한 만큼 잇코 씨를 통한 제품 이미지 홍보와 매출 증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